금값과 백금값이 12년만에 역전됐다.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꾸준한 반면 자동차 불황으로 촉매제로 쓰이는 백금 수요는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금 선물상품은 지난 1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867.5달러에 거래돼 865.2달러인 백금값을 앞질렀다. 금이 백금값을 추월한 것은 1997년 1월 미 경기침체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말(19일) 종가는 백금이 851.30달러,금이 837.40달러였다. 지난 9월 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고조되기전인 7월초만 해도 백금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은 반면 금은 900달러선으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처럼 금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저금리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 약세가 예상되고,금이 달러를 대신하는 '통화'로써 역할이 커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로 최근 상품시장에서 투기세력이 빠져나오면서 원유 곡물 등의 가격이 대폭락하고 있으나 금값은 여전히 강세다.

이에 비해 백금값은 지난 3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에 비해 60% 이상 떨어졌다. 불황 여파로 미 '빅3' 등 세계 자동차업체들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제로 사용되는 백금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백금의 60% 가량이 자동차용으로 쓰인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