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추대된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62)이 이사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유 이사장의 측근은 22일 "유 이사장이 프로야구는 정부와의 관계도 중요한데 마찰까지 빚으며 할 필요가 있겠느냐.이쯤에서 접겠다. 사장단이 더 좋은 분을 뽑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사장단 조찬 간담회에서 후임 총재로 추대됐던 유 이사장이 6일 만에 고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KBO 총재 인선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유 이사장이 사퇴한 것은 정치권의 압력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 이사장이 차기 총재로 추대된 직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고 여권 고위 관계자도 "KBO 총재는 문화부 소관"이라며 정치권의 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단은 "KBO 총재는 규약에 따라 이사회에서 추천하고 구단주 총회에서 선출하면 된다"고 반박하며 '자율 총재' 선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유 이사장의 자진 사퇴로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당초 18일열릴 예정이던 KBO 이사회가 갑자기 23일로 연기되면서 정치권 개입설이 파다하게 나돈 상태에서 유 이사장이 물러나 의혹을 키우고 있다. 유 이사장의 자진 사퇴 소식에 KBO와 프로야구 사장단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