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구입문의 20~30% 늘었지만 할부금융 꽉 막혀 실제 구매 미온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말인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를 기다렸던 고객이 몰려 차 판매가 크게 늘 줄 알았는데 기대 이하네요.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기아자동차 영업소 직원 김모씨는 "하루종일 구입 문의 전화 2~3통을 받은 게 고작"이라며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여전히 할부금융이 막혀있어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금인하론 부족…막힌 할부금융 풀어야
정부가 지난 19일부터 자동차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개별소비세를 30% 낮춘 덕분에 차값이 최소 10만~20만원에서 최대 400만~500만원 가량 저렴해졌지만 현장 판매자들이 느끼는 판매촉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 구입자들에 대한 까다로운 신용등급 조회와 비싼 이자 부담 탓에 소비세 인하 효과가 반감되고 있어서다.
이날 경기도 분당의 GM대우자동차 대리점에서 만난 영업사원 이모씨는 "구입 문의 전화는 평소보다 20~30% 정도 늘었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10단계의 신용등급 가운데 3등급 이하인 사람들은 할부구입이 안돼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며 "고객의 70%이상이 할부로 신차를 사는 만큼 소비세 인하와 함께 할부금융 축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값은 내려도 할부금리가 연8.75%에 달해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많다"며 "2000만원짜리 차량 가격 중 1000만원을 할부로 지급할 경우 한달에 약 90만원을 꼬박꼬박 이자로 날리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는 지난달 36개월 할부금리를 3년여 만에 연8.25%에서 8.75%로 올렸다. 할부로 차를 구입할 수 있는 신용등급도 최근 GM대우 3등급,르노삼성 5등급 이상으로 상향조정됐다. 글로벌 금융경색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할부금융회사들이 돈 줄을 죄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을지로 영업소에서 만난 소비자 박영한씨(34)는 "소비세 인하와 연말 할인을 이용해 차를 사러 왔는데 신용등급이 8등급이라 보증인을 세우지 않으면 할부구매가 어렵다고 해 구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소비세 인하로 차값이 내린 건 고무적이지만 근본적으로 자동차 내수를 살리기 위해선 정부가 할부금융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해 까다로운 신용조회와 높은 금리로 인해 소비자가 구매를 포기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늑장결정에 되레 역효과도
정부의 '늑장 결정'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후 오히려 역효과를 보는 사례도 등장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마포지점 직원 김모씨는 "이달 초부터 소비세 인하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정부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어 '연3.9% 저금리 할부'와 '무이자 할부' 등 연말 판촉을 앞당겨 시행했는데 갑자기 소비세 인하 결정이 내려지면서 19일 이전에 차를 출고한 고객들까지 소급 할인을 해달라고 아우성"이라며 "캐피탈사들이 저리할부 지원을 안해주는 바람에 회사 판촉비를 털어 파격적인 할부 행사에 나섰는데 소비세 소급 할인까지 해주게 되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에서 차량이 출고된 이후엔 소비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게 원칙이다.
그나마 소비세 인하 효과를 보고 있는 건 배기량 2000cc이상의 중ㆍ대형차와 생산된 지 1~2개월 이상이 지난 재고 차량이다. 소비자 김오진(38)씨는 "포르테 아반떼 등 준중형차를 사려고 했는데 중ㆍ대형차 할인폭이 커 로체 이노베이션으로 차종을 바꿨다"며 "재고차는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소비세 인하로 배기량 1000cc 초과 2000cc 이하 차종은 차값의 1.8%,2000cc 초과 모델은 3.4%의 인하 효과가 있어 큰 차일 수록 할인 폭이 커진다.
김미희 기자/채상원 인턴(한국외대 3학년) iciici@hankyung.com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기아자동차 영업소 직원 김모씨는 "하루종일 구입 문의 전화 2~3통을 받은 게 고작"이라며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여전히 할부금융이 막혀있어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금인하론 부족…막힌 할부금융 풀어야
정부가 지난 19일부터 자동차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개별소비세를 30% 낮춘 덕분에 차값이 최소 10만~20만원에서 최대 400만~500만원 가량 저렴해졌지만 현장 판매자들이 느끼는 판매촉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 구입자들에 대한 까다로운 신용등급 조회와 비싼 이자 부담 탓에 소비세 인하 효과가 반감되고 있어서다.
이날 경기도 분당의 GM대우자동차 대리점에서 만난 영업사원 이모씨는 "구입 문의 전화는 평소보다 20~30% 정도 늘었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10단계의 신용등급 가운데 3등급 이하인 사람들은 할부구입이 안돼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며 "고객의 70%이상이 할부로 신차를 사는 만큼 소비세 인하와 함께 할부금융 축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값은 내려도 할부금리가 연8.75%에 달해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많다"며 "2000만원짜리 차량 가격 중 1000만원을 할부로 지급할 경우 한달에 약 90만원을 꼬박꼬박 이자로 날리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는 지난달 36개월 할부금리를 3년여 만에 연8.25%에서 8.75%로 올렸다. 할부로 차를 구입할 수 있는 신용등급도 최근 GM대우 3등급,르노삼성 5등급 이상으로 상향조정됐다. 글로벌 금융경색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할부금융회사들이 돈 줄을 죄면서 자동차 할부금융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을지로 영업소에서 만난 소비자 박영한씨(34)는 "소비세 인하와 연말 할인을 이용해 차를 사러 왔는데 신용등급이 8등급이라 보증인을 세우지 않으면 할부구매가 어렵다고 해 구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소비세 인하로 차값이 내린 건 고무적이지만 근본적으로 자동차 내수를 살리기 위해선 정부가 할부금융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해 까다로운 신용조회와 높은 금리로 인해 소비자가 구매를 포기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늑장결정에 되레 역효과도
정부의 '늑장 결정'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후 오히려 역효과를 보는 사례도 등장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마포지점 직원 김모씨는 "이달 초부터 소비세 인하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정부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어 '연3.9% 저금리 할부'와 '무이자 할부' 등 연말 판촉을 앞당겨 시행했는데 갑자기 소비세 인하 결정이 내려지면서 19일 이전에 차를 출고한 고객들까지 소급 할인을 해달라고 아우성"이라며 "캐피탈사들이 저리할부 지원을 안해주는 바람에 회사 판촉비를 털어 파격적인 할부 행사에 나섰는데 소비세 소급 할인까지 해주게 되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에서 차량이 출고된 이후엔 소비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게 원칙이다.
그나마 소비세 인하 효과를 보고 있는 건 배기량 2000cc이상의 중ㆍ대형차와 생산된 지 1~2개월 이상이 지난 재고 차량이다. 소비자 김오진(38)씨는 "포르테 아반떼 등 준중형차를 사려고 했는데 중ㆍ대형차 할인폭이 커 로체 이노베이션으로 차종을 바꿨다"며 "재고차는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소비세 인하로 배기량 1000cc 초과 2000cc 이하 차종은 차값의 1.8%,2000cc 초과 모델은 3.4%의 인하 효과가 있어 큰 차일 수록 할인 폭이 커진다.
김미희 기자/채상원 인턴(한국외대 3학년)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