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금융시장] 겨울잠 자던 곰 깨어나듯…약세장에도 '반짝 상승' 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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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공황때의 2차례 반짝 랠리와 닮아 … 전고점 회복까지 평균 3년9개월 소요
주식은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오른다고 해서 한없이 오르는 것도, 빠진다고 무작정 하락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주식시장의 역사를 보면 아무리 나쁜 장세에도 '상승 구간'은 늘 있었다. 미국의 대공황 때조차 수차례 반등 랠리가 등장했다.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 무너진 이번 위기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최고점 대비 무려 57%나 급락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최근 뚜렷한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반등 랠리는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과거의 베어마켓 랠리와 비교해 대략적인 윤곽을 추정해보자.
◆대공황에도 반짝 랠리 있었다
과거 다우존스종합지수의 대폭락과 기나긴 경기 침체의 시작을 알린 1929년 미국 대공황과 글로벌 유동성 및 자산 인플레이션 붕괴가 시작된 2007년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증시도 두 기간 직전까지 모두 크게 상승했다.
그렇다면 1930~1931년과 2008~2009년은 역시 흡사한 구간일 가능성이 높다. 1931년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대거 파산하면서 소비자금융은 얼어붙었고 통화량은 감소했다.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상업은행 등이 파산하면서 자산가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됐다. 돈도 돌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932년 3월부터 7월까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은행에 통화량을 공급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또 은행 파산이 진정 추세를 보이면서 저축성예금 감소폭도 줄어들었고 재건금융공사 등을 통해 정부가 금융 안정을 꾀하면서 7월부터 랠리가 시작돼 루스벨트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하는 11월까지 1차 랠리가 찾아왔다.
지수는 저점 대비 약 20% 상승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루스벨트가 달러가치를 내릴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각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달러로 미국의 금을 요구하면서 달러 가치는 70%나 평가절하됐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수출 상황이 나아졌고 본원통화도 3월 이후 증가하면서 증시가 저점에서 반등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1933년 2월 루스벨트 취임 이후 미국 증시는 또다시 강한 상승세를 연출했다. 금융시스템 개혁과 실업자 구제, 농업경제 활성화 대책 등 '제1차 뉴딜정책'이 배경이다.
요즘 증시 역시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때마다 단기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분위기는 과거 대공황기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과거와 달리 현재 미국 정부는 본원통화를 직접 공급해서라도 소비자에게 돈을 쥐어주고 있으며 재정수지 흑자 및 달러 강세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베어마켓 랠리 25~30% 올랐다
과거 우리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랠리 기간과 상승률은 어땠을까.
베어마켓 랠리를 정의하고 구간을 설정하는 데에는 분석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일단 1990년 걸프전 전후로 글로벌 증시 하락기,1997년 외환위기,2000년 IT 버블 붕괴, 2002~2003년 신용카드 사태 등 굵직한 사건 이후 반등장을 포함시키면 10여차례의 베어마켓 랠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일단 약세장의 기준을 200일 이동평균선의 하락 구간으로 설정하고 1990년 이후 국내 증시를 들여다보면 1997~1998년 외환위기를 제외하고 평균 베어마켓 랠리 상승 구간은 거래일 기준으로 41일(약 1.7개월), 상승률은 25.9%였다.
외환위기를 포함하면 상승 구간은 43일로 늘어나며 상승률도 29.7%로 높아진다. 1997년 12월부터 이듬해인 1998년 3월 초까지 무려 코스피지수가 63%나 급반등했기 때문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미국 S&P500지수를 살펴보면 평균 상승 기간은 1.8개월,상승률은 14.6%로 코스피지수에 비해 낮다.
메리츠증권은 1980년 이후 대표적인 하락장 4개 구간을 분석한 결과 일단 하락장에 진입하면 코스피지수는 평균 57.66%가량 떨어졌으며 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3년9개월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하락과 회복의 기간이 점차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다"며 의외의 급반등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문혜정/서정환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주식은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오른다고 해서 한없이 오르는 것도, 빠진다고 무작정 하락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주식시장의 역사를 보면 아무리 나쁜 장세에도 '상승 구간'은 늘 있었다. 미국의 대공황 때조차 수차례 반등 랠리가 등장했다.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 무너진 이번 위기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최고점 대비 무려 57%나 급락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최근 뚜렷한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반등 랠리는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과거의 베어마켓 랠리와 비교해 대략적인 윤곽을 추정해보자.
◆대공황에도 반짝 랠리 있었다
과거 다우존스종합지수의 대폭락과 기나긴 경기 침체의 시작을 알린 1929년 미국 대공황과 글로벌 유동성 및 자산 인플레이션 붕괴가 시작된 2007년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증시도 두 기간 직전까지 모두 크게 상승했다.
그렇다면 1930~1931년과 2008~2009년은 역시 흡사한 구간일 가능성이 높다. 1931년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대거 파산하면서 소비자금융은 얼어붙었고 통화량은 감소했다.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상업은행 등이 파산하면서 자산가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됐다. 돈도 돌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932년 3월부터 7월까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은행에 통화량을 공급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또 은행 파산이 진정 추세를 보이면서 저축성예금 감소폭도 줄어들었고 재건금융공사 등을 통해 정부가 금융 안정을 꾀하면서 7월부터 랠리가 시작돼 루스벨트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하는 11월까지 1차 랠리가 찾아왔다.
지수는 저점 대비 약 20% 상승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루스벨트가 달러가치를 내릴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각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달러로 미국의 금을 요구하면서 달러 가치는 70%나 평가절하됐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수출 상황이 나아졌고 본원통화도 3월 이후 증가하면서 증시가 저점에서 반등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1933년 2월 루스벨트 취임 이후 미국 증시는 또다시 강한 상승세를 연출했다. 금융시스템 개혁과 실업자 구제, 농업경제 활성화 대책 등 '제1차 뉴딜정책'이 배경이다.
요즘 증시 역시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때마다 단기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분위기는 과거 대공황기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과거와 달리 현재 미국 정부는 본원통화를 직접 공급해서라도 소비자에게 돈을 쥐어주고 있으며 재정수지 흑자 및 달러 강세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베어마켓 랠리 25~30% 올랐다
과거 우리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랠리 기간과 상승률은 어땠을까.
베어마켓 랠리를 정의하고 구간을 설정하는 데에는 분석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일단 1990년 걸프전 전후로 글로벌 증시 하락기,1997년 외환위기,2000년 IT 버블 붕괴, 2002~2003년 신용카드 사태 등 굵직한 사건 이후 반등장을 포함시키면 10여차례의 베어마켓 랠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일단 약세장의 기준을 200일 이동평균선의 하락 구간으로 설정하고 1990년 이후 국내 증시를 들여다보면 1997~1998년 외환위기를 제외하고 평균 베어마켓 랠리 상승 구간은 거래일 기준으로 41일(약 1.7개월), 상승률은 25.9%였다.
외환위기를 포함하면 상승 구간은 43일로 늘어나며 상승률도 29.7%로 높아진다. 1997년 12월부터 이듬해인 1998년 3월 초까지 무려 코스피지수가 63%나 급반등했기 때문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미국 S&P500지수를 살펴보면 평균 상승 기간은 1.8개월,상승률은 14.6%로 코스피지수에 비해 낮다.
메리츠증권은 1980년 이후 대표적인 하락장 4개 구간을 분석한 결과 일단 하락장에 진입하면 코스피지수는 평균 57.66%가량 떨어졌으며 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3년9개월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하락과 회복의 기간이 점차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다"며 의외의 급반등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문혜정/서정환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