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세계 최강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2008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 무대에 한국인 최초로 설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맨유는 21일 오후 7시30분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대회 결승에서 올해 남미 클럽 최강전(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챔피언인 LDU 키토(에콰도르)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박지성은 이 경기에 나오면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결승전 무대를 밟는 주인공이 된다.

일본은 박지성이 프로에 데뷔한 곳이어서 그의 결승전 출전 의욕은 어느 때보다 높다.

명지대 1학년이던 2000년 박지성은 일본 2부리그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하며 프로 선수가 됐고 2002년에는 퍼플상가를 1부리그에 올려놓고 나서 유럽에 진출했다.

박지성은 소속 리그에서 절정에 오른 경기력을 축구 인생에서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마음껏 펼칠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18일 감바 오사카(일본)와 4강전에 결장하고 나서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박지성은 "맨유 모든 선수는 결승전에 출전하고 싶을 것이고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결승전에는 뛰고 싶다"고 말했다.

출격 가능성도 큰 편이다.

박지성은 전날 맨유와 오사카의 준결승전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지난 14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한 뒤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였던 박지성에게 휴식 시간을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준결승이 아닌 결승전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체력 안배 차원에서 박지성을 쉬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같은 포지션의 루이스 나니가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어 이틀을 쉬고 결승에 나오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박지성에게 기회인 셈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라이언 긱스가 준결승에서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반면 맨유 주전 공격수인 웨인 루니는 선발 출전하지 않은 채 후반 29분 카를로스 테베스를 대신해 교체 투입돼 두 골을 넣는 골 감각을 뽐냈다.

맨유 입단 이후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을 맛본 박지성이 클럽월드컵 결승에서도 좋은 활약으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릴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