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의 부강샘스(대표 이하우).1978년 창립 이래 자동차 및 전자부품용 스프링·냉간단조 제품을 생산해 온 이 회사는 2004년쯤부터 위기 상황에 처했다. "주요 납품선인 전자·자동차 분야의 대기업들이 잇따라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판매에 타격을 받았습니다. 수년째 겨우 전년 매출액을 유지하는데 급급했지요. 이래선 안된다 싶었습니다. "(이하우 대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고민 끝에 신 수종 사업으로 선택한 분야가 전자부품 납품 노하우를 응용한 침구용 살균소독청소기.때마침 중소기업청이 '사업전환지원사업'을 실시하면서 연구개발 작업은 날개를 달았다.

중기청으로부터 5억원을 지원받은 부강샘스는 그해 세계 최초로 침구용 살균소독청소기 '레이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레이캅을 내놓은 첫해인 2006년 1억원의 매출을 올린 부강샘스는 내수 및 수출 증가에 힘입어 2007년 50억원,2008년 9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기존 사업에서 탈피해 업종을 완전히 바꾸거나 새로운 품목·업종을 추가하는 등 이른바 '제2의 창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인들이 정부 표창을 받는다.

중소기업청은 19일 서울지방중소기업청에서 열리는 '사업전환 정책간담회'에서 사업전환을 통해 신시장 진출에 성공,불황을 극복한 모범기업인들에게 중소기업청장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사업전환 기업인에 대한 정부 표창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수상자는 이하우 부강샘스 대표,윤석규 아이케이 대표,고일주 한국몰드 대표 등 3명이 선정됐다.

아이케이는 2002년 설립 이래 철강 도·소매업을 운영해 왔으나,2006년 중기청으로부터 사업전환자금 27억원을 지원받아 화재에 잘 견디는 신개념 단열재 '프리보드' 및 스틸하우스용 경량구조물 등을 개발했다.

기존 사업과 함께 건축 신소재 제조업을 추가한 아이케이는 15명에 불과했던 종업원 수가 현재 120명으로 늘어났고 올해 매출도 2002년 당시의 2배가 넘는 7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프리보드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올해 수출물량만 2000만달러에 달하는 등 아이케이의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윤석규 대표는 "철강 도·소매업은 특성상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너무 커 경영하는 데 한계를 많이 느껴왔다"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진 덕택에 올해 원자재 파동 속에서도 불황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몰드는 20년간 자동차부품을 만들 수 있는 틀(금형)을 제조해 왔으나 2007년 중기청으로부터 10억원을 지원받아 직접 자동차부품 생산에 뛰어들었다. 사업전환을 통해 매출액이 종전 150억원에서 265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종업원도 60명에서 161명으로 증가했다.

정수봉 중기청 사업전환과장은 "경기불황이 심해지면서 사업전환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시상제도를 정례화하는 한편 내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신설하는 등 훈격을 더 높이고 대상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 용어풀이 ] 사업전환지원사업

현재 영위하고 있는 업종에서 새로운 업종으로 완전히 전환하거나 매출의 30% 이상을 새로운 업종이나 품목에서 올릴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이다. 컨설팅 비용으로 업체당 2400만원 이내를 지원하며 사업전환자금으로 30억원 이내(2009년 40억원 예정)를 중기청이 운영하는 정책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대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