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ㆍ25일ㆍ31일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개최

"예전과 달리 이제는 무대에 오르는 순간이 정말 소중해요.

" (이선규)
"무대에서 제자리는 돈 주고도 못 사죠. 저는 베이스를 연주하니 기타, 드럼 소리와 보컬을 바로 옆에서 최적의 사운드로 들을 수 있어요.

VIP석보다 좋죠." (김진만)
최근 서울 마포의 선 스튜디오에서 만난 혼성그룹 자우림(이선규, 김윤아, 구태훈, 김진만)의 멤버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선규의 진지한 얘기를 듣다가 김진만의 유머 섞인 한 마디에 손뼉치며 웃었다.

6월 7집을 발표하고 한 해를 보낸 이들은 이곳에서 20일 대구 코엑스컨벤션홀, 25일 부산 KBS홀,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을 돌며 개최하는 투어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연습이 한창이다.

자우림의 공연 브랜드인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는 2005년,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다.

'헤이헤이헤이', '매직카펫라이드', '하하하쏭', '카니발 아무르' 등 데뷔 초부터 7집까지의 히트곡은 물론, 외국곡 등 약 30곡을 부르며 달릴 예정이다.

"언젠가부터 가수들이 라스베이거스 쇼처럼 공연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도 와이어에 매달려 노래한 적은 있지만 우리 팀은 특수효과보다 음악에 집중하자는 쪽이죠. 공연은 음악을 살아있는 채로 느끼는 것이니 관객에게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도록 해야죠." (김윤아)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는 한밤중의 급행열차잖아요.

31일에는 밤 10시에 시작해 자정을 넘기니 1년 동안 달리는 급행열차죠. '다 죽을 때까지 뛰어보자'는 불순한 흑심이 있는 공연이죠."(멤버들)
멤버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올 한해를 어떻게 자평할까.

이선규는 "김진만이 내가 사는 일산으로 이사와 멤버 간에 우정이 돈독해진 해", 육아와 음반 활동을 병행한 김윤아는 "인간이 이토록 잠을 자지 않고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는 초능력을 발견한 해", 구태훈은 "여자 친구와 올해 처음 여행을 가며 세상 보는 눈이 넓어져 한층 어른이 된 해", 반대로 김진만은 "5년간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져 다시 철없는 어린 애가 된 해"라며 각기 개성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래도 내년이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말에는 이구동성이다.

김윤아는 "우리는 모난 인간들인데, 함께 음악 하면서 모난 부분들이 유해진다"며 "나는 모나고 차가운 부분을 음악으로 쏟아내며 치유한다.

솔로 활동 때 인터뷰를 하면 굉장히 어른이 되는데 이 팀에만 섞여 있으면 철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처럼 장기하와얼굴들, 보드카레인, 요조, 타루 등 올해 홍대 언더그라운드 시장의 뮤지션들이 대중적인 주목을 받은 데 대해서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어찌 보면 뜨는 건 금방이에요.

그러나 꾸준히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게 어렵죠. 바람이 있다면 지속성이죠." (구태훈)
"언더그라운드는 대안 시장이에요.

한국 음악계가 대안 시장에 눈을 돌린다는 건 어떤 방식으로든 좋은 일이죠. 클럽에서 공연만 하고 음반 1만장을 파는 밴드도 있어요.

요조, 타루, 한희정, 뎁 등 여자 동료가 많아진 것도 기쁜 일이고요.

" (김윤아)
홍대에서 레이블 사운드홀릭을 운영하며 슈퍼키드, 벨라마피아 등의 신인 밴드를 양성중인 구태훈은 "올해 많은 페스티벌이 열렸는데 무거운 록 음악이 아닌, 팝 뮤지션들이 참여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도 언더그라운드 팀에게 열린 무대를 주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취향과 다양성이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한국은 그런 사고방식을 인정해주지 않는 교육 제도가 문제예요.

그러니 우리 공연이든, 페스티벌이든 와서 갈증을 해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쁘죠." (김윤아)
내년 1월부터 멤버들은 7집 후속곡 '20세기 소년 소녀'로 활동한다.

뮤직비디오 촬영도 마쳤다.

새 음반이 또 나올 수 있지만 휴가를 떠날 계획도 있다.

2001년부터 음반을 내고 공연을 통해 음악을 알렸던 일본 시장에서의 활발한 활동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