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국토부.감사원.국세청 등으로 확산

교육과학기술부가 1급 공무원 7명의 사표를 일괄 제출받았다. 국토해양부 국세청 감사원 등도 각각 일부 고위 공무원의 사표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초 개각설과 맞물려 이명박 정부가 고위 공무원단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중용된 고위 공무원들이 새 정부 국정과제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16일 교과부에 따르면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전날 교과부 본부와 산하기관 1급 간부들의 사표를 받았다. 교과부의 1급 간부는 본부의 기획조정실장 인재정책실장 과학기술정책실장 학술연구정책실장 등 4명과 교원심사소청위원장 서울시부교육감 국립중앙과학관장으로 모두 7명이다. 교과부에서 1급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우형식 교과부 1차관도 사의를 표명했다.

교과부는 "취임 5개월째를 맞은 안 장관이 조직 쇄신에 나서는 것일 뿐,위로부터 지시를 받은 사항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실제 안 장관 취임 이후 교과부는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과부 안팎에서는 새 정부 들어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학교자율화 정책 등 교육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향후 인사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우형식 1차관을 비롯해 과거 정부에서 교육정책을 적극 추진해온 인물들이 밀려날 것"이라며 "재직기간이 긴 2급 이상도 곧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교과부의 조직 물갈이를 신호탄으로 부처마다 간부급 교체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토해양부는 1급 8명 가운데 재임기간이 유독 긴 2명가량이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관이 한 번도 자기 스타일로 인사를 한 적이 없다"며 "새해 초에는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도 1급 3명을 교체하는 고위직 인사를 조만간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급인 정병춘 차장,김갑순 서울국세청장,조성규 중부국세청장 등 3명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미 남일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12명의 1급 이상 간부 전원이 쌀 직불금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월 말 사의를 표명했다.

이상은/김문권/서욱진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