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자수주 갖기에 나서는 상장사 임직원들이 늘고 있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입장에서 보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지금 투자하면 재산 증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가전 및 자동차부품 제조 전문기업 신성델타테크 임직원들은 '회사 사랑 자사주식 갖기 운동'을 실시키로 했다. 지난 3월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이번 자사주 갖기 운동을 통해 15만주(지분율 1.3%) 가량의 주식을 취득할 계획이다.

신성델타테크 관계자는 "현재의 경제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회사의 가치에 비해 최근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며 "지난 3분기까지 매출액 1010억원, 영업이익은 73억원이며 주당 순자산가치 대비 현재주가도 약 50% 수준으로 자산가치 측면에서도 매우 건전해 임직원의 회사사랑 자사주식 갖기 운동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성델타테크 임직원들은 지난 3월 1차로 회사사랑 자사주식 갖기 운동을 통해 17만주(1.4%) 가량의 주식을 취득했으며 이번 취득이 완료되면 임직원들의 지분율은 7% 이상 확대된다.

중견 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의 우리사주조합이 최근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회사 주식이 크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으로 투자에 나선 것. 더욱이 이 조합은 지난 2005년 회사 주식 매입을 통해 대규모 차익을 거둔 바 있다.

한신공영 우리사주조합은 주가가 만원대 아래로 내려온 이후 회사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조합은 지난 10월 1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회사 주식 114만7090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보유지분은 기존 58만8800주(5.94%)에서 171만8490주(17.34%)까지 늘었다.

이 조합은 최근 회사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금융에 대출한도 200억원을 설정했으며 이 가운데 122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조합측은 "주가가 순자산가치의 3분의 1정도에 머물 정도로 회사 가치에 비해 낮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어,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다고 판단해, 매수했다"며 "추가매수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조합은 지난 2005년 회사 주식 150만주를 주당 9500원씩 총 142억5000만원에 매입한 뒤 주가가 3만원대로 올라서면서 지난 5월까지 92만8600주를 약 186억원에 처분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업체인 플랜티넷도 지난 10월말 자사주 갖기 캠페인을 벌였다. 플랜티넷 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지만 많은 직원들이 회사 주가가 적정 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상황을 잘 아는 직원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은 회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내부자들이 주가의 하락정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매수한다고 봐야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수나 우리사주 매수기업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 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