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매니지먼트] Global View-불황이 가져다 준 기회 … 구조조정의 목적은 '해고'가 아니라 '조직 쇄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구조조정(다운사이징ㆍdownsizing)의 시기엔 조직 긴장감이 극도로 커지면서 모든 직원들의 눈과 귀가 최고경영자(CEO)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유능한 CEO는 평소엔 쉽게 얻을 수 없는 직원들의 이런 긴강감을 기업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
국내외 가릴 것 없이 CEO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직장인이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불황 여파로 감산 회오리가 몰아닥치면서 감원과 조직 슬림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은 최근 내놓은 '다운사이징의 긍정적 측면'(the upside of downsizing)' 보고서에서 구조조정 시기에 나타나는 강한 조직 긴장감은 기업 체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긴장감을 제대로 활용하는 다운사이징은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조직 구조와 크기,문화,운용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바꿔 기업 성과를 높이는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경험을 가진 글로벌 경영자 인터뷰를 토대로 올리버와이만이 소개한 바람직한 다운사이징 방법을 살펴본다.
◆목표는 단순한 감원이 아니다
다운사이징에 나서는 기업은 대부분 얼마나 해고할 지에만 골몰한다. 구조조정 목표도 인건비 절감에 맞춰져 있다. 대개 명예퇴직 접수에 이어 부서마다 10% 안팎의 인력을 줄이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구조조정 이후의 메시지도 천편일률적이다. "뼈를 깍는 감원을 단행한 덕분에 사정이 훨씬 나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
결과는 어떨까. 올리버와이만은 과거 감원을 단행한 기업 가운데 목표한 만큼 비용을 절감한 기업은 47%에 불과했다고 소개했다. 인건비 외에 경쟁력을 갉아먹는 다른 낭비요소를 없애는 데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핵심 인력을 떠나보낸 뒤 속앓이를 하다 재고용한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라델피아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2001~2002년 대규모로 직원을 해고했던 기업들의 54%가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내보냈던 직원들을 다시 채용했다.
◆구조조정 이유부터 명확히하라
구조조정의 목적은 조직을 무작정 줄이는 게 아니라 기업문화를 바꿔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것 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낮은 생산성과 내부 조직간 갈등과 같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2,제3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현금 유동성 악화나 업황 부진과 같은 당장의 문제가 아닌,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끄집어내야 한다. 그래야 구조조정 후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다. 기업 문화는 오랜 기간 동안 정착된 것이어서 평소엔 바꾸기가 힘들지만 구조조정 기간에는 다르다. 직원들이 관성이 아닌 강력하고도 새로운 자극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닌 조직을 줄여라
구조조정은 사람이 아닌 조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투자 성과가 높은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을 구분해 점수가 낮은 조직을 없애야 전력 누수를 막을 수 있다.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단순화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일을 위해 사람이 있어야지,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일은 필요없다.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 만으로 자리를 지키는 임원들을 솎아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들은 '죄수의 발에 감긴 쇠사슬'과 같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 창의적인 업무를 기대하긴 어렵다.
◆직원들에게 솔직히 설명하라
액션플랜을 마련할 때 일 잘하는 직원들의 조언을 듣는 게 좋다. 핵심 인재들이 옳은 결정이라고 여겨야 구조조정의 고통이 빨리 사라진다. 그리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를 직원들에게 솔직하게,그리고 단호하게 설명해야 한다. 애매모호하거나 미안해하는 태도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명의 초점은 누구를 해고할 지가 아닌 어떤 업무를 없앨 지에 맞춰야 한다. 조직 변화를 통해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는지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불분명한 방침은 불안을 야기하고 다시금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낼리 만무하다. 조직 해체 등의 통보를 맡은 관리자들에겐 어떤 식으로 직원들과 상담하고 얘기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야 한다. 공식 입장이 분명해야 괴소문이 떠도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국내외 가릴 것 없이 CEO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직장인이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불황 여파로 감산 회오리가 몰아닥치면서 감원과 조직 슬림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은 최근 내놓은 '다운사이징의 긍정적 측면'(the upside of downsizing)' 보고서에서 구조조정 시기에 나타나는 강한 조직 긴장감은 기업 체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긴장감을 제대로 활용하는 다운사이징은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조직 구조와 크기,문화,운용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바꿔 기업 성과를 높이는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경험을 가진 글로벌 경영자 인터뷰를 토대로 올리버와이만이 소개한 바람직한 다운사이징 방법을 살펴본다.
◆목표는 단순한 감원이 아니다
다운사이징에 나서는 기업은 대부분 얼마나 해고할 지에만 골몰한다. 구조조정 목표도 인건비 절감에 맞춰져 있다. 대개 명예퇴직 접수에 이어 부서마다 10% 안팎의 인력을 줄이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구조조정 이후의 메시지도 천편일률적이다. "뼈를 깍는 감원을 단행한 덕분에 사정이 훨씬 나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
결과는 어떨까. 올리버와이만은 과거 감원을 단행한 기업 가운데 목표한 만큼 비용을 절감한 기업은 47%에 불과했다고 소개했다. 인건비 외에 경쟁력을 갉아먹는 다른 낭비요소를 없애는 데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핵심 인력을 떠나보낸 뒤 속앓이를 하다 재고용한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라델피아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2001~2002년 대규모로 직원을 해고했던 기업들의 54%가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내보냈던 직원들을 다시 채용했다.
◆구조조정 이유부터 명확히하라
구조조정의 목적은 조직을 무작정 줄이는 게 아니라 기업문화를 바꿔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것 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낮은 생산성과 내부 조직간 갈등과 같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2,제3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현금 유동성 악화나 업황 부진과 같은 당장의 문제가 아닌,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끄집어내야 한다. 그래야 구조조정 후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다. 기업 문화는 오랜 기간 동안 정착된 것이어서 평소엔 바꾸기가 힘들지만 구조조정 기간에는 다르다. 직원들이 관성이 아닌 강력하고도 새로운 자극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닌 조직을 줄여라
구조조정은 사람이 아닌 조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투자 성과가 높은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을 구분해 점수가 낮은 조직을 없애야 전력 누수를 막을 수 있다.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단순화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일을 위해 사람이 있어야지,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일은 필요없다.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 만으로 자리를 지키는 임원들을 솎아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들은 '죄수의 발에 감긴 쇠사슬'과 같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 창의적인 업무를 기대하긴 어렵다.
◆직원들에게 솔직히 설명하라
액션플랜을 마련할 때 일 잘하는 직원들의 조언을 듣는 게 좋다. 핵심 인재들이 옳은 결정이라고 여겨야 구조조정의 고통이 빨리 사라진다. 그리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를 직원들에게 솔직하게,그리고 단호하게 설명해야 한다. 애매모호하거나 미안해하는 태도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명의 초점은 누구를 해고할 지가 아닌 어떤 업무를 없앨 지에 맞춰야 한다. 조직 변화를 통해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는지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불분명한 방침은 불안을 야기하고 다시금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낼리 만무하다. 조직 해체 등의 통보를 맡은 관리자들에겐 어떤 식으로 직원들과 상담하고 얘기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야 한다. 공식 입장이 분명해야 괴소문이 떠도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