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공식 사퇴했다.

신 총재는 16일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각 구단 사장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 총재는 "각 구단 사장들에게 후임 총재 인선 작업에 착수해달라고 부탁했다.

내년 1월5일 KBO 시무식 때 공식 고별인사를 드릴 예정이고 앞으로 총재가 결재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이 대행 노릇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006년 1월16일 제15대 KBO 총재로 임명된 신 총재는 2년 11개월 만에 한국프로야구 최고 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조찬 간담회에는 김응용 삼성, 조남홍 KIA,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을 제외한 5개 구단 사장과 하 총장, 이상일 KBO 총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신 총재는 "두 달 전부터 간헐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해 오다 오늘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진작 그만둘 생각이었으나 베이징올림픽과 한국시리즈가 계속 열렸고 골든글러브 시상식 이후 거취를 표명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말을 아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월16일이면 만 3년째인데 억지로 관행을 따라 3월까지 임기를 다 채울 생각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내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에 열리고 대회와 관련한 새 총재가 각종 예산을 집행하고 내용을 파악하려면 지금이 사퇴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각 구단 사장에게 후임 총재 인선에 착수해달라고 밝힌 신 총재는 "신임총재가 빨리 결정돼야 인수인계를 제대로 할 것 아닌가.

내년 1월5일 KBO 시무식 때 공식적으로 고별인사를 드릴 예정이다.

앞으로 총재의 결재가 필요한 사안은 각 구단 이사들의 양해를 얻어 하 총장이 대행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5개월의 행보를 정리하며 잠시 회한에 잠긴 신 총재는 "낙하산 총재라고 비판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2년 전 WBC에서 4강에 올랐을 때 정치권을 상대로 야구규약에도 없는 병역 특례조치를 얻어내지 않았는가.

비판은 받겠지만 야구를 망쳤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내년 초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야구가 발전하려면 총재의 공백이 없어야 한다.

각 구단 사장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율권을 행사해 좋은 분을 후임 총재로 모셔올 수 있도록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장 총재 유고 사태에 들어간 KBO는 8개 구단 사장들과 협력해 새 총재 모셔오기 작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간담회에 배석한 하 총장은 "이날 모임에서 후임 총재 후보로 특정인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KBO 후임 총재로는 박종웅 전 국회의원과 현재 여당의 실세 정치인, 유영구 명지학원 이사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