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여파로 미용실이나 피부과,피부관리숍,스파숍을 찾는 대신 집에서 머리나 피부를 관리하는 '셀프 미용족'이 급증하고 있다.

여성들의 '외모 가꾸기' 열망은 여전히 높지만 지갑이 얇아져 집에서 파마 효과를 내는 헤어스타일링기,피부과 시술을 접목한 화장품(코스메슈티컬),가정용 홈스파 용품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선 손쉽게 직접 파마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링기가 단연 인기다. 서울 강남 미용실에서 한 번 파마할 때 비용은 대략 10만~15만원으로,두 달에 한 번씩이면 연간 60만~90만원이 든다. 하지만 1회 파마 비용의 절반 가격인 헤어스타일링기는 작동방법도 간편하고 기분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알뜰족이 선호한다.

현대홈쇼핑에서 지난 3일 방송한 바비리스 '원샷 디지털세팅기'(7만9000원)는 1시간 만에 3000여개가 팔렸다. 같은 브랜드의 '볼륨매직기'(6만9000원)는 지난 9~10월 판매량이 1~2월 대비 40% 늘었다. 이에 비달사순도 화장품처럼 휴대하면서 수시로 쓸 수 있는 콤팩트 사이즈의 헤어기기 '핑크시리즈'(4만3000~7만1200원)를 오는 20일부터 내놓는다.

1회 시술에 20만~30만원씩 하는 피부과 시술을 받거나 피부관리숍을 찾던 여성들도 피부과 전문시술을 접목시킨 홈케어 화장품으로 돌아서고 있다. 때문에 피부과에는 내방객 수가 줄어 문을 닫는 곳이 나올 정도이지만 차앤박화장품의 '이온프로그램',LG생활건강의 '케어존 NB클리닉 스킨닥터 라이트테라피',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IPL이펙터' 등 홈케어 제품들은 20~30%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영숙 LG생활건강 케어존 과장은 "홈케어 제품들은 피부과 시술비에 비하면 저렴할 뿐 아니라 피부과 전문시술을 응용한 제품이라 고객의 신뢰도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앤박피부과의 경우 9월 이후 내방객이 10% 줄어든 것을 차앤박화장품의 홈케어 화장품 매출이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만회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홈스파 제품이 새 인기품목으로 떠올랐다. 롯데닷컴과 해외 구매대행몰 '도쿄홀릭'에서는 욕실용 베개,장미향의 바스솔트,거품 입욕제 등 홈스파 관련 상품의 판매량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안상미/최진석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