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 특구 강남, 최고 120만원 차이
피부과 프락셀레이저 130만원 격차
임플란트 1개당 250만원 이상 차이도

경기불황으로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안과 등에 손님이 최근 30% 이상 줄었다고 한다. 여기서 행해지는 쌍꺼풀수술 피부미용레이저치료 레이저시력교정 치아임플란트이식 등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미룰 수 있다. 그러나 위중한 암이든 사소한 감기든 환자의 심신에 불편한 것은 모두 하나의 병일 뿐이다. 본지가 최근 두달간 각 전문병원 및 개인의원에서 이뤄지는 이들 비보험 치료의 비용을 조사한 결과 최대 4배 차이가 났다. 병의원의 입지,의료진의 치료 테크닉,최신 기기의 도입 여부,경영진의 가격 전략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파고가 높고 병의원 수가 계속 증가하는 한 이들 치료비의 병의원 간 양극화나 전반적인 하향 추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꺼풀 수술 =서울 시내 성형외과의 70%가 몰려 있는 강남ㆍ서초구 일대의 '성형특구'를 대상으로 가장 흔한 성형수술인 쌍꺼풀 수술의 비용을 비교해본 결과 배수로는 무려 4배,금액으로는 최대 12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매몰법 쌍꺼풀 수술(두눈 기준)의 경우 강남역 인근의 제피성형외과에선 젊은 층을 대상으로 60만원에 시술하고 있다. 인근의 D성형외과는 방학철이나 불황기엔 40만원에 덤핑하기도 한다. 지방의 성형외과와 똑같이 박리다매한다는 얘기다.

신사동 청담동 압구정동 일대에선 대개 120만원 선에 이뤄진다. 가장 고가인 김세영 성형외과(신사동)는 기본가격이 160만원이지만 고객의 나이,눈꺼풀 두께,눈처짐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 성형시 보통 300만원을 청구한다. 개인 특성을 반영해 눈매를 살리는 맞춤성형이므로 이 같은 비용차가 난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최근엔 '성형공동구매' 혹은 '단체성형'으로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예약하거나 '추천인 할인제도'를 통해 주변사람을 소개해 온 고객에게 성형수술비의 10%를 깎아주는 경우가 흔해졌다. 현금결제를 하면 추가로 5%를 깎아주기도 한다. 특히 경제력이 부족한 대학생이나 유흥주점에 나가는 여성을 대상으로 이런 마케팅이 활발하다. 논현동 M성형외과에선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쌍꺼풀 수술을 예약하면 각각 50만~80만원의 별도 비용을 청구하는 앞트임(몽고주름을 제거해 강렬한 느낌을 줌)과 뒤트임(눈꺼풀 가장자리를 절개해 시원한 느낌을 줌)을 덤으로 수술해준다.



◆피부과 레이저 =주근깨 기미 등을 없애는 IPL레이저는 양볼 기준 대부분 1회 치료에 40만~50만원으로 비슷했지만 IPL 기능에 잔주름ㆍ흉터 제거,모공 축소 등의 기능이 추가된 프락셀 레이저는 최대 13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프락셀은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와 차앤박피부과는 각각 100만원,은피부과에선 200만원을 받는 반면 미즈앤미 압구정점(비 피부과 전문의)에선 70만원을 받았다. 은피부과와 아름다운나라피부과는 최신 기종이라는 '제나 프락셀'을 사용하고 있었고 차앤박은 '엠씨엘302'기종,미즈앤미는 '모자이크'로 기종에 차이가 있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대표원장은 "프락셀은 최신기종일수록 정밀하게 흉터나 주름을 제거하는 기능이 뛰어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시술자의 테크닉도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의 질이 기종의 성능에 비례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레이저 시력교정수술 =서울지역의 일반 라식 수술비용(두눈 기준)은 90만~120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그러나 대형 안과에서는 싸다는 이유로 일반 라식수술을 하지 않는 곳이 대다수다. 수원의 J안과는 서울에서 200만원 안팎하는 마이크로라식 또는 에피라식을 현금결제를 전제로 130만원에 시술하고 있다. 서울 명동밝은세상안과의 경우 일반라식은 시행하지 않고,다빈치라식(LDV 펨토레이저+알레그레토블루라인)은 280만원,아이라식(인트라레이즈 펨토레이저+VISX커스텀뷰)은 3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는 최신 레이저장비일수록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반라식은 면도날 같은 마이크로케라톰으로 각막절편을 만들므로 절편이 불규칙하고 두껍게 잘라지는 반면 인트라라식은 최신 펨토레이저로 규칙적이고 얇게 절편을 벗겨낼 수 있어 각막이 얇은 사람도 수술이 가능하고 1차 수술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재수술이 가능하다.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은 "고가의 최신 레이저장비일수록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에 치료비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라며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 방법이 다르므로 안구 상태가 좋은 사람(약80%)은 굳이 비싼 시술법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치아 임플란트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임플란트 비용은 개당 200만원 안팎으로 부담스럽다. 강남 잠실 일산에 지점을 둔 석플란트는 개당 150만~200만원(국산 외제 포함)에 시술한다. 강남 일대 치과의 시술비가 250만~300만원인 것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최근에는 치과의 체인화와 가격 경쟁이 진행되면서 예전의 경쟁력을 잃고 있다. 대표적인 게 룡플란트.탤런트 이순재씨를 모델로 세우면서 40세 이상의 환자에겐 98만원에 대표적 국산 제품인 '오스템'임플란트를 심어주고 있다. 이 치과 관계자는 "룡플란트는 네트워크 치과들이 일괄공동구매를 통해 구입단가를 낮추고 인테리어 비용과 같은 진료 외적인 비용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98만원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박리다매는 임대료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초보의사가 시술하거나 안 좋은 재료를 썼기 때문이라고 험담하는 치과의사도 많다. 하지만 취재 결과 국산재료의 원가(보철물 포함)는 38만~54만원,외제는 80만원 안팎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격 경쟁을 통해 시술비용이 낮아질 소지가 있다. 특히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결제시 임플란트 비용을 20~30% 깎아주는 곳이 흔한 게 이를 입증해준다. 따라서 외국 고급재료와 정밀시술을 이유로 개당 350만원씩 받는 임플란트 시술에는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종호 기자/김주영 인턴(한국외대 3년)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