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태동은 1998년 외환 위기와 함께 시작했다.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사람들은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게임에서 위안을 찾았다. 때마침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선보이면서 게임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하게 된다.

그 후 10년,묘할 정도로 비슷한 상황이 찾아왔다. 경기 한파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고 있고,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잇는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아이온'을 10년 만에 내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이온의 하루 평균 동시접속자 수는 20만명 안팎으로 전성기 때의 리니지는 물론,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아이온이 물꼬를 트자 CJ인터넷,NHN,네오위즈게임즈,한빛소프트,예당온라인 등도 잇따라 대작 게임을 준비 중이다. 아이온과 함께 부활한,국내 게임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온라인 게임들을 살펴봤다.


◆'진삼국무쌍 온라인',액션을 새로 쓴다

진삼국무쌍은 삼국지를 소재로 만든 일본의 유명 콘솔 게임이다. CJ인터넷이 이를 온라인 게임으로 바꾸고,수년간의 노력 끝에 현지화 작업을 마쳤다. 오는 19일 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권영식 CJ인터넷 이사는 "화려한 그래픽과 호쾌한 타격감,박진감 있는 전투성 등 콘솔에서 구현 가능할 것 같았던 장점들을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옮겼다"며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액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9',NHN이 독자 개발한 판타지 액션

C9는 이계(異界)의 문이 열리면서 시작된 재앙으로부터 대륙을 구하기 위한 모험가들의 도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모험가들은 드넓은 대륙에서 자신의 이름을 떨치고자 이계의 문이 위치한 아홉 번째 대륙으로 나아가며 갖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C9의 가장 큰 특징은 웅장하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NHN게임스가 자체 개발한 엔진을 사용했다. 국내 최정상급 프로그래머들이 개발에 참여해 현실과 동일한 3D 게임 환경을 연출했다는 게 NHN의 자평이다. 게임 포털로는 큰 성공을 거뒀으나 독자 개발한 게임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못 내던 NHN이 내년에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서비스는 내년에 시작되나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한빛소프트 '에이카'로 부활

에이카는 '전쟁 특화' 온라인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다. 1000명 대 1000명의 전쟁을 구현한 초대형 국가 전쟁 MMORPG라는 게 한빛소프트의 설명이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PC환경이 한국보다 뒤진 국가들을 겨냥,저사양 PC에서도 최고 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정 내 PC에서도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오는 18일 공개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다.


◆야설록의 게임,'패 온라인'

남벌,아마겟돈 등의 시나리오를 쓴 야설록씨가 예당온라인에 고문 자격으로 합류해 2006년부터 개발한 게임이다. 상용화는 내년 하반기께가 될 전망이다. 패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시나리오다.

BC 2700년 고대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민족의 조상 이족의 군신 치우천왕,중국 한족의 기원인 하족의 황제 헌원,일본 민족의 기원인 묘족의 귀왕 아신이 주요 주인공이다.

예당온라인은 게임 시나리오를 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도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다. 그만큼 시나리오의 얼개가 다른 게임에 비해 정교하다는 얘기다.


◆하드코어 액션의 진수,'에이지 오브 코난'

유럽 게임업체 펀컴이 개발한 에이지 오브 코난은 방대한 세계관과 독특한 전투시스템,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하드코어 대작 MMORPG다. 2008년 5월 북미와 유럽에서 출시돼 각종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선 네오위즈게임즈가 게임 본래의 재미에 한국적 특성을 가미,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