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 '빅3'가 글로벌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 자동차업체 구제금융법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아시아증시는 급락했지만 미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미 백악관이 상원 부결 직후 공적 자금 중 일부를 빅3 구제 금융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 미 빅3 구제가 장기화되더라도 결국은 정부 지원으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15일 오전 현재 국내 증시도 지난 주말 미 증시 반등에 힘입어 큰 폭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주도 미 빅3 지원 여부가 글로벌 증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지만 강력한 정부 대응책에 거는 정책랠리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산업생산 및 가동률, 16일 FOMC회의(제로금리 시대 개막), 주택착공 및 건축허가건수, 18일 11월 경기선행지수 등 이번주 미국 주요 경제이슈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악화추세가 지속되겠지만, 바닥 접근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를 시사할 것"이라며 "미국의 주택시장 지표는 주택경기가 여전히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낼 것이고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더욱 떨어지면서 선진국 경기침체가 이머징 마켓으로 급속히 파급되고 있음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며 "주요국의 유동성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랠리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경기가 최악의 국면에 있을 때 주식시장 반등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을 앞두고 증시 주변 변수가 안정을 찾고 있다"며 "미국 등 글로벌 정부들의 경기부양 노력과 한, 중, 일 통화스와프 체결과 맞물려 증시에 긍정적 기여를 할 전망이므로 지수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심 팀장은 "불확실한 변수는 있지만 매도관점의 접근보다 연말랠리를 기대하며 매수 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이번주 반등흐름이 지속된다면 순환매 관점에서의 접근으로는 경기방어주가, 수급과 시장 주도주 측면에서는 기계, 조선, 철강주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낙폭과대주의 반등으로 이들 종목에 대한 가격메리트가 축소됐다"며 "순환매 차원에서 제약, 음식료, 통신 등 경기방어주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단기 수익률 제고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섹터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섹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비경기소비재, 의료, 유틸리티, IT섹터의 '비중확대' 를 권했다.

반면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최근 서로 유사한 매매패턴을 형성하고 있는데 철강, 운수장비, 증권, 기계 등의 업종에서 강한 매수세를 나타내면서 이들 업종과 지수 전체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종이 올 들어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면서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보유비중과 낙폭을 만회하는 과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한 연구원은 강조했다.

심재엽 팀장은 "이달 들어 지수상승의 견인 역할을 했던 기계, 조선, 철강 업종에 주목하고 유동성과 투자심리, 정부정책과 관련해서는 은행, 증권, 건설주,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반등 기대감은 높지만 랠리가 지속될수록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 빅3 구제 기대와 FOMC금리인하가 추가 상승 모멘텀(계기)이 되겠지만 이미 시장에 드러난 재료로 효과는 제한적일 수도 있다.

오히려 시장 예상에 미치는 못하는 정책이 나올 경우 지수는 하향세로 급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직은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확인하고 매매하는 전략이 최선의 대응전략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