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11% 늘려

STX그룹이 내년 매출 목표를 올해(27조원)보다 11% 늘어난 30조원으로 잡았다. 지난 12,13일 양일간 경상북도 문경연수원에서 열린 '2009 STX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다. 이번 회의에는 STX그룹 전 계열사의 주요 임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조선 플랜트 등의 수주 목표액도 35조원으로 올해 32조원보다 3조원가량 늘렸다. 그동안 소홀했던 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글로벌 경기침체를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적극적인 전략이다.

다만 그룹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하던 해운업이 당분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해 세전이익은 올해(1조5000억원)보다 30%가량 적은 1조원으로 목표치를 낮췄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금까지는 경쟁기업을 상대로 싸워왔지만 내년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자체와 맞서야 한다"며 "내년 경영목표는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와 조직 체계로는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창의적 조직문화 창출에 힘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업 부문별로 조선·기계에서 총 18조원의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올해 예상 매출 14조원보다 4조원 늘어난 규모다. 매출 확대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내년부터 STX그룹의 중국 생산거점인 STX다롄조선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내년에 여기서 완공되는 배도 여러 척이다. 작년 말 인수한 STX유럽(옛 아커야즈)과의 시너지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크루즈선과 특수선을 중심으로 STX유럽의 신규 수주도 늘릴 계획이다. 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규시장을 통한 외형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해운·무역 부문의 매출 목표는 10조원으로 정했다. 올해(11조5000억원)보다는 1조5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10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해운업 시황이 좋지 않아 올해보다는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경영전략도 '불황모드'로 전환했다. 무리하게 선단을 늘리기 보다는 수익성 높은 화물 위주로 '실속형 영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벌크선 위주로 운영되던 사업 포트폴리오도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자동차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다각화하기로 했다.

플랜트·건설 분야에서는 올해보다 25%가량 늘어난 1조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목표를 정했다. 앞으로 덩치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각국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드릴십 등 해양부문의 역량도 강화해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경상북도 구미에 건립 중인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역량을 키워 에너지 사업부문에서도 내년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