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혼류생산 현장 "한가했던 라인에 일감 늘어나 활기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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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낮 12시12분.경기도 광명시 소하리의 기아자동차 제1공장 임직원들은 검정색 프라이드를 앞에 놓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안전기원제를 올렸다. 이날 처음 탄생한 '혼류1호 프라이드'의 안전한 생산과 판매증진을 기원하는 의미로 의식을 치른 것이다.
제1공장 조립라인에선 지금까지 대형 RV(레저용 차량)인 카니발만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난 10일 기아차 노사가 카니발과 프라이드를 같은 라인에서 함께 생산하는 혼류(混流)생산에 합의하면서 이날부터 소형차 프라이드 생산이 시작됐다. 전동 드라이버를 손에 쥔 조립라인 직원들은 한번은 프라이드,한번은 카니발을 바삐 오가며 혼류생산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하루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김선한 조립1부장은 "그동안 RV 판매 부진으로 카니발 라인 작업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었는데 프라이드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오랜만에 공장 안이 활기로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이 노조 반대 설득했다
한 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만드는 혼류생산은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생산효율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이미 보편화된 시스템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작업 부담이 늘어난다'는 노조의 반대로 도입이 지지부진했다.
송호창 기아차 노조 정책실장은 "국내외 자동차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혼류생산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 같은 결정이 가능했다"며 "프라이드 전용부품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고 근무강도도 세졌지만 프라이드가 라인에 추가 투입되면서 60~70%에 그쳤던 카니발 라인의 가동률이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출과 내수를 포함한 카니발 판매량은 올 1월(8882대)의 40% 수준인 3874대로 급감한 반면,프라이드는 소형차 인기에 힘입어 1월보다 1000여대 증가한 1만5692대가 팔려나갔다. 소하리 제1공장 카니발 조립라인의 근로자들은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인접한 프라이드 생산공장을 방문해 프라이드 생산을 위한 이론과 실무교육을 받았다.
◆포르테도 혼류 계획
기아차는 소하리 제1공장에서 프라이드의 혼류생산이 시작됨에 따라 매달 프라이드 생산량이 기존 제2공장 물량(1만3200대)보다 18.9% 많은 1만570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혼류생산을 통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소형차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포르테 오피러스 등도 혼류생산에 돌입해 생산의 유연성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형 세단 오피러스는 내년 2,3월 단계적인 선행 양산을 거쳐 4월부터 소하리 제1공장에서 카니발 프라이드와 함께 생산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소하리 제1공장을 RVㆍ소형 승용ㆍ대형 승용 3개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체제로 구축해 라인 간 물량 균형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소형차 인기를 감안,준중형차인 포르테도 화성 제1공장에서 혼류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 10일 포르테 혼류생산을 놓고 노사간 기본 합의를 마친 상태다.
광명=김미희 기자/채상원 인턴(한국외대 3학년)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