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원칙 "퍼팅 길게하는 선수를 뽑아라"
하이마트 소속 여자프로골퍼 14명이 올 시즌 국내에서 열린 여자대회 25개 가운데 11개를 휩쓸었다. 신지애가 7승을 거둔 것을 비롯 안선주,유소연,김혜윤,오채아가 1승씩을 올렸다. '하이마트 사단'이 무려 50%에 가까운 국내 대회 우승컵을 가져간 셈이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30억원 정도를 투입해온 하이마트는 소속 선수들이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별도의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도 매년 300억원이 넘는 후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하이마트의 '골프후원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유명선수가 아닌 신인 발탁=철저하게 신인선수들을 뽑아 육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특히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고,퍼트를 짧게 하지 않는 선수를 선발하는 데 주력한다. 이 같은 성향을 가진 선수들이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드라이버샷 거리로 뽑힌 대표적인 선수가 이지영이다.

또 어려운 가정형편과 뛰어난 인성도 선정 기준의 하나다. 신지애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하이마트 선수가 되기에 적합했다고 볼 수 있다. 신지애가 3년 전 프로로 전향했을 때 어떤 곳에서도 후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하이마트가 계약해 '대박'을 터뜨렸다.

◆'철밥통' 후원=일단 하이마트 소속이 되면 스스로 나가지 않는 한 쫓아내는 법이 없다. 성적을 못 내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당연히 선수들은 투어생활에 전념할 수 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후하다. 우승하면 상금의 50%,2~5위까지는 30%,10위까지는 20%를 덤으로 준다. 다른 후원사들이 5위까지만 인센티브를 주는 것과 비교된다. 게다가 각종 골프용품을 1인당 연 3000만원씩 제공하고 수시로 김치냉장고 노트북 휴대폰 등 가전제품을 준다.

하이마트 원칙 "퍼팅 길게하는 선수를 뽑아라"
◆가족 같은 분위기=소속 선수가 우승하면 그날 저녁은 전 선수와 부모들이 모여 대회장 근처에서 회식을 한다. 하이마트 임직원들도 대부분 참석한다. 겨울에는 각자 해외에서 동계훈련을 하다 태국이나 필리핀에서 한 달가량 모여 공동으로 훈련을 한다. 물론 그 비용은 하이마트가 댄다. 이 기간 동안 선수들 간의 끈끈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선후배 간의 우애도 돈독해진다.

선종구 사장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은 대회 기간 중에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격려하고 직접 대회장에 나가 응원을 하기도 한다. 성적 내기만을 기다리고 대회장에는 보이지 않는 다른 후원사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정병수 전무는 "대회가 있으면 전국 280여개 하이마트 지점에서 TV를 켜 놓고 응원을 한다" 면서 "그 기(氣)를 받아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