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의 고용 유지 지원금 신청이 매주 전주에 비해 2배가량 느는 등 기업들도 필사적으로 고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의 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사실이다. '평생직장'이란 단어는 옛말이 된 지 오래고 사오정(45세가 정년)이나 오륙도(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라는 단어가 진부하게 들릴 정도로 직장 근무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실제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10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47.5%가 '최근 경기 불황으로 고용 불안이 심해졌다'고 응답했다. 커리어의 도움을 받아 불황기 직장인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퇴직 후 상황,미리미리 대처하라

구조조정의 위협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직장인이라면 현재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과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퇴직 후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방안을 미리 생각해보는 일이 필요하다. 더욱이 직장에서 나온 후 바로 취업을 하지 못한다면 재취업 성공 확률은 구직 기간과 반비례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꾸준한 '경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직장 내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상사와의 관계다. 상사와 마찰을 빚을 경우 험난한 직장생활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커리어 측은 상사와 대화를 할 때는 상사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잘 살펴 이에 맞게 이야기를 끌어간다면 어렵지 않게 상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나 지나치게 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전 직장에서의 평판은 이직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이직 리스크가 큰 시기에는 더욱더 중요해진다는 게 취업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티나게 일하는 것도 방법

약간 민망한 전략이 될 수도 있지만 '티 나게' 일하는 것도 불황기 직장인들에게는 하나의 생존 방법이 될 수 있다. '티 나게' 일하는 요령으론 상사나 선배에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한 질문을 자주 하는 것.자신이 현재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우 열성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질문할 경우 귀찮아하거나 업무 능력이 평가절하될 수 있으므로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와 함께 최근에는 중요 업무 내용을 이메일로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업무에 대한 내용을 전달할 때 받는 사람(To),참조(CC),숨은 참조(BCC)까지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평판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맥지도는 직장 장수생활의 안전판

커리어 관계자는 "자신의 인맥지도를 만들어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맥은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유용한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람을 알고 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

따라서 현재 자신이 속한 네트워크가 몇 개나 있는지 그려보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커뮤니티와 그렇지 않은 커뮤니티를 분류해 본 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인맥 관리 방법이다.

◆유비무환, 실력 양성은 언제나 필요

'외국어 실력'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직이나 재취업에 있어서도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 중의 하나가 '외국어'다. 특히 외국어는 승진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실력을 쌓아놓도록 한다.

또 이직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1년에 한번 정도 이력서를 작성해 보는 것도 자신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재취업 활동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자신을 홍보하는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평소 작성해 보는 습관을 갖는다면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밖에 경제 동향을 잘 파악해 나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직종으로의 전직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전직지원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에 재직 중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활용한다.

한편 경력이나 창업에 유용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자격증 준비시 유의할 점은 자격증이 갖는 희소성과 창업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 최소 4~5년을 미리 전망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