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마을' 첫 페이지 서평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섬나라 투발루는 서서히 가라앉고 있고,알래스카에서는 북극곰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처럼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재앙이지요.

지난해 유엔은 2100년 지구의 평균온도가 100년 전보다 1.1도에서 6.4도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지구 온도가 6도 정도 올라간다고 뭐 그리 큰 문제일까 싶겠지만 환경 저널리스트인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악몽≫(세종서적 펴냄)을 읽고 나면 생각이 확 달라질 겁니다.

1만8000년 전 지구의 기온은 지금보다 6도 낮았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 뉴욕은 두께 1.6㎞의 두터운 얼음판 아래에 묻혀 있었다는군요. 그런데 지금보다 6도가 더 올라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라이너스는 그 참상을 아주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1도가 오르면 미국 서부에 가뭄이 닥치고,식료품 가격이 폭등하며,킬리만자로와 알프스의 만년빙이 녹아내려 산사태가 일어납니다. 2도 상승하면 중국에 대홍수가 닥쳐 15억명이 굶주리고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산성으로 변한 해수 때문에 식물성 플랑크톤은 자취를 감춥니다. 3도 오르면 아마존 우림지대가 사막화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정글도 수분 부족으로 산불에 휩싸입니다.

6도까지 오르면 그야말로 대재앙이 닥칩니다. 뜨거워진 해수면이 아래의 찬물과 섞이지 않아 해류의 흐름이 끊기고 산소 순환 중지로 해양생물이 없어져버립니다. 바다에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분출돼 대기 중에 거대한 폭발성 구름을 만들고 메탄 구름이 폭발할 때마다 그 밑의 생물들은 전멸한다고 합니다. 유독 황화수소가 메탄과 결합해 오존층을 파괴하면 자외선의 양이 급증하고 이를 피해 땅굴로 숨어든 동물들도 결국 굶어죽게 됩니다.

저자가 이렇게 소름끼치는 시나리오를 보여주는 이유는 '바로 지금이 행동에 나설 때'이기 때문입니다. 대자연의 섭리에 비춰보면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행동'과 함께 '겸손'의 의미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고두현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