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과 위기 이후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 토대가 될 수 있는 정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성장.고용의 선순환 구조 회복,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환경 조성 등을 꼽았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위기 대응을 하는 동시에 위기 이후에 우리가 먹고 살 거리들을 찾아놓자는 두 가지 경로(two track)로 정책을 수립하자고 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얼마 전에 발표한 9개 주력 산업에 대한 저탄소형 발전 방안도 그중 하나"라며 "100년 대계까지는 아니어도 50년 대계 정도는 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 위기를 극복한다고 해도 사실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위기 이후"라며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제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금융 위기를 극복한다고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일은 아니라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금융 위기에 대해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서 조만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그는 또 "수도권 규제를 예로 들자면 누가 투자를 하겠다고 돈을 들고 왔는데 서울 말고 다른 곳에 하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되겠느냐"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느끼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한경밀레니엄포럼) 송년회 때에는 백마에 금으로 된 안장을 얹어서 타고 간다는 토정비결 덕담을 들었는데 그때 말을 타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얘기를 못 들었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가시밭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 역할을 맡고 있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학계와 언론 등 오피니언리더 계층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석연 법제처장은 "이제까지 많이 노력했지만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가 아직도 많다"며 "특히 과거 정부가 손대지 못했던 덩어리 규제를 찾아 없애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