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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구 칼럼] 감원보다 감봉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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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구 <수석논설위원 bklee@hankyung.com>

    고통 분담으로 노사 相生해야, 공기업도 임금ㆍ복지 삭감이 먼저

    들리느니 온통 스산하고 암울한 이야기뿐이다. 어느 기업은 임직원을 대거 내보내기로 했다고 하고, 다른 기업은 임금을 깎기로 했다고 하며, 또 어떤 기업은 장기휴직제를 도입해 직원들을 쉬게 했다고 한다.

    경기침체란 삭풍은 고용시장에도 한기(寒氣)를 드리우고 있다. 어제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7만8000명에 불과해 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2개월 연속 10만명 선을 밑도는 등 정부목표치 20만명에 턱없이 미달한다. 특히 임시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 일자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고 구직단념자도 급증추세다. 눈높이를 낮춰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려고 해도 그런 일자리조차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내년에는 상황이 한층 악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내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고 우리나라 또한 아무리 높아야 3%성장도 힘들 것이라고들 한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거의 전 산업분야의 매출이 줄어들고 감산이 잇따를 것이란 예측도 줄을 잇는다. 한계기업 퇴출을 논의하기 위해 민간 구조조정위원회까지 구성된 상황이다. 더욱이 공기업 구조조정도 예정돼 있고 공무원 채용규모 역시 올해보다 줄어드는 만큼 고용시장은 환란 이후 최악으로 치달으며 사오정(45세 정년)의 망령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우리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사회적 일자리도 확대하겠다고 한다. 물론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이런 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일자리의 질적 측면에서도 충분치 못하다. 정부에 기대어 고용난 해소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뜻이다.

    따라서 민간기업들의 일자리를 최대한 지켜내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들 역시 어렵기 짝이 없는 게 현실이기는 하지만 인원 감축만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구본무 LG회장이 "어려워도 사람을 내보내지 말라"고 강조하고 삼성 현대차 SK 등이 인위적 구조조정은 배제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기업들이 고용유지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노동계 또한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과감하고도 대폭적인 양보가 필요하다. 임금을 동결하고 복지 수준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일자리 보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임금삭감도 마다해선 안될 일이다. 감원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이 먼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정규직이 조금만 양보해도 벼랑에 내몰린 수많은 비정규직들의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같은 맥락에서 공기업 구조조정도 생각해봐야 할 점이 많다. 정부는 공기업들에 대해 전체적으로 10% 정도의 인력 감축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민간에서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기업들까지 사람을 무더기로 내보내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공기업 개혁의 필요성에는 백번 공감한다. 하지만 이는 민영화나 통폐합 조직개편 등을 통한 경영효율화부터 도모할 일이지 무조건 사람부터 자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예컨대 10% 정도의 경비절감 목표를 제시한 후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은 자율에 맡길 수도 있다. 그리되면 공기업들은 우선 불요불급한 예산부터 축소하고,성과급ㆍ인센티브ㆍ복지제도 등에 손질을 가하며, 봉급을 삭감하는 순서를 밟게 될 공산이 크다. 인원감축이 최소화되면 공기업 개혁에 대한 반발도 줄어들고 실업문제로 인한 사회적 파장도 감소할 것이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다. 일본기업들이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고용만은 굳건히 유지함으로써 제조업의 경쟁력 우위를 지켜낸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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