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시모집에서는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환원된 수능의 영향력이 지난해에 비해 크다. 하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인문계열,고려대 인문계열,인하대와 일부 교대가 정시 일반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 또 서울대와 경북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대,주요 대학의 사범.의학계열에서는 면접구술고사를 본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지원하려는 대학의 모집단위와 계열에 따라 어떤 고사를 실시하는지,반영비율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각 대학들의 모집요강에 명시된 논술고사의 반영 비율은 대학에 따라 최종 단계 기준으로 5~30% 수준이다. 하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점수가 있는 경우가 많아 논술의 실질 비중은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연세대와 고려대 인하대 등은 올 들어 발표한 모의논술과 논술 예시문항,수시 논술고사 문제 등을 토대로 정시 논술고사에 대비해야 한다. 반면 서울대는 수시와 정시 논술고사의 출제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과거 정시 논술고사 기출문제를 토대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접구술고사는 올해 출제 경향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지원 학과와 계열에 따라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대비하면 된다. 다만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수학.과학교과의 주요 이론들을 공부하는 데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입시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이 분석한 학교별 정시.수시 논술고사 경향은 다음과 같다.

◆서울대=정시 논술고사는 인문 계열과 자연 계열에서 모두 치러진다. 2008학년도 정시 인문 계열 논술고사는 총 3개(소논제 9개)의 문항이 출제됐다. 고사 시간은 5시간,전체 답안 분량은 4600자 이내였다. 통합논술의 취지에 따라 교과서의 지문이 다수 활용됐고 다양한 도표와 자료 등이 제시됐다. 또 결과보다 과정 중심적인 평가를 위해 논제를 세분화한 세트형 문항이 출제됐다. 제시문과 논제의 난이도는 대체적으로 무난했지만 시험시간이 길고 풀 문제가 많아 시간 안배.집중력.체력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자연 계열 논술고사는 다양한 소재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총 4개(소논제 27개)의 문항이 출제됐다. 시험 시간은 5시간.자연 계열 논술 문제는 교과서 지문과 주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연세대=정시 논술고사에서 다양한 사고에 의해 다양한 답을 찾아내는 데 주안점을 두는 사고형 논술고사를 출제한다. 세 제시문에 나타난 해결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적절한 근거를 대고,그 방식의 문제점과 극복방안까지 설명토록 한 2009학년도 수시2 논술고사 2번 문제가 연세대의 출제 의도가 잘 반영된 문제다. 또 수시2 논술고사에서는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수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수리형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설득의 수단 세 가지를 활용해 다양한 매체에 대한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800자 2문항,1000자 안팎의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1문항 각각 출제됐다.

◆고려대=정시 논술고사에서 다양한 유형의 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견해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제시된 자료와 자신의 생각을 종합하고 창의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측정한다.

2009학년도 수시2 논술고사는 '자유'를 주제로 해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문제,제시문을 참고해 자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확률과 기대값을 활용해 자유의지와 관련된 두 주장의 근거를 추론하는 문제는 수리적인 사고가 필요해 어려움을 느낀 학생들이 많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