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수요감소로 가격 급락

경기침체가 재활용품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일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에 따르면 판지 플라스틱 폐신문 그리고 고철 등 재활용품의 거래가 급감하고 이들 물품의 가격이 급락하는 등 재활용품 시장이 붕괴하고 있다. 이들 물품의 수요가 급감해 처리 비용이 비싸지면서 쓰레기 매립장으로 향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애리조나주 비영리 재활용업체인 세도나리사이클은 최근 과자나 파스타 상자 등에서 나오는 판지 수거를 중단했다. 수거한 판지를 내다팔 시장이 사라져 0.1㏊ 넓이의 야적장이 재활용품으로 가득차서다. 웨스트버니지아주 카나화 카운티 정부는 지난 5일 플라스틱과 고철 수거를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이들 물품을 집에 쌓아둘 것을 요청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동부의 소도시 프랙빌도 재활용보다 매립 비용이 더 적게 들자 재활용 사업을 중단했다. 몬태나주에서도 한 재활용업체가 판지를 제외하고 재활용품을 더이상 수거하지 않기로 했다.

재활용품 가격은 최근 수직 낙하하고 있다. 뉴욕시에선 10월 이전에 50달러였던 폐지 가격이 현재 10달러로 떨어졌다. 보스턴에선 폐지가격이 t당 5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이 같은 재활용품 가격 폭락은 경기침체 때문이다. 재활용품 수요는 신제품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예를 들어 폐판지는 각종 전자제품 포장 박스로,폐고무는 운동화 밑창으로 재활용되며 고철은 자동차부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경기침체로 이들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며 재활용품 시장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재활용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생산 급감은 미 재활용품 시장 붕괴를 불러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