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역 광장의 별모양 조명이 어두운 밤을 밝히고 있다. 겨울바람처럼 찾아온 경제위기에 하늘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은 무심히 제 갈길로 가고 붉은 옷 갈아 입은 인형 혼자 광장을 지킨다.

밤이 깊어질수록 광장은 쓸쓸해지고 별들은 더 밝게 빛난다. 산타옷 입은 전구 인형이 슬그머니 손을 들어 주문을 외운다. 별들이 차례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마음에 별이 들어온 사람들의 얼굴엔 차츰 온기가 번진다.

어두운 광야에서 길을 잃어도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면 별들이 갈 길을 알려준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에 밝은 별 하나씩 걸어두면 언젠가 밝은 세상으로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사진=AFP연합뉴스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