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금리도 1%P 내려

인도는 7일 2000억루피(40억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사회 기반시설 건설과 수출업체 지원 은행 및 주택담보 대출 완화 등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된 재정지출 예산을 포함,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3조루피(600억달러)가 내년 3월까지 집행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급격한 성장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최근 뭄바이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터져 투자자들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실제 머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이 뭄바이 테러 사태 이후 인도로의 비즈니스 출장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인도는 유류가격과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6일 기준금리를 연 7.5%에서 6.5%로 1%포인트 인하했다. 두 달 새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낮춘 것이다. RBI는 하루짜리(오버나이트) 금리 역시 연 6.0%에서 5.0%로 1.0%포인트 인하했다. 하루짜리 금리를 내린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인도는 또 지난 5일에도 소비진작 차원에서 유류가격을 10%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휘발유 가격을 ℓ당 5루피(149원) 인하한 45.62루피(1361원),디젤유의 경우 ℓ당 2루피(59원) 낮춘 32.86루피(980원)로 조정했다. 인도의 유류가격 인하는 200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일련의 경기부양 조치에 대해 소날 바르마 노무라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에 디커플링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RBI의 두부리 부바라오 총재도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성장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바라오 총재는 내년 3월로 끝나는 2008 회계연도에 7.5% 성장할 것이라는 현재 전망치는 내년 1월27일 발표될 다음번 통화정책 성명에서 수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격한 성장률 둔화는 해외로부터의 투자 감소와 수출 위축 탓이 크다. 수출은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7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인 것.GDP의 60%를 차지하는 소비도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뭄바이 테러 이후 호텔,관광과 같은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지수도 올 들어 외국인이 135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처분하면서 56% 빠진 상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