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포드가 GM을 제치고 조만간 선두주자로 부상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분석했다.

6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 자동차 빅3가 의회를 상대로 구제금융 로비를 벌이고 있지만 포드는 GM와 크라이슬러에 비해 자금 사정이 좋은 편이고 당장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하는 절박한 처지에 있지는 않다.

현금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포드가 GM과 크라이슬러와 함께 의회 로비에 동참하고 정부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러 다니는 것은 GM이 부도나게 되면 포드에도 상당한 충격파가 되기 때문이다.

포드와 GM은 부품 공급업체의 80%를 공유하고 있어 GM이 부도나면 부품 공급업체들이 대부분 쓰러지게 돼 포드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포드가 상당한 실익을 챙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으로 포드의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6.1%로 지난해 11월 14.7%에 비해 1.4% 포인트 높아졌고 이는 자동차 바이어들이 GM와 크라이슬러를 기피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 `CNW 마케팅 리서치'의 최근 조사결과 GM 차량을 사려고 했던 바이어의 32%가 GM의 부도를 우려해 포드로 구매선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어들이 포드가 자금력이 풍부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포드 차량의 판매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포드도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빅3 중에선 비교적 유동성에 자신감이 있다.

포드는 앨런 멀럴리 최고경영자(CEO) 영입 직후 전체 자산을 담보로 300억 달러 가량의 현금 동원력을 확보하게 됐으며 이는 GM의 2배, 크라이슬러의 12배에 달하는 돈이다.

포드는 차딜러와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할부 금융을 자체 운영하고 있고 GM과 크라이슬러가 신용도가 낮다며 대출을 포기한 딜러나 자동차 바이어에게도 포드는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자금력에서의 우위가 포드를 미 최고의 자동차 업체로 우뚝 서게 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CNW 리서치 연구원 아트 스피넬라는 "포드가 GM를 조만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봐도 결코 지나친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