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펀드중 고작 3개만 1년 수익률 시장보다 높아
대형주 비중높아 하락 직격탄



1조원 이상을 끌어모은 대형펀드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대부분 최근 1년간 수익률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아래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주식 비중이 높고,대형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이 펀드들이 증시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설정액에 걸맞게 제대로 운용을 하지 못한 펀드 매니저나 운용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설정 잔액이 1조원을 넘는 16개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1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펀드는 3개에 그쳤다. 또 올 들어 수익률이 평균보다 높은 펀드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설정 잔액이 3조4000억원이 넘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의 1년 수익률은 -46.4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44.76%)보다 손실이 컸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에 못미치는 13개의 펀드 가운데 '칸서스하베스트적립주식'을 제외한 12개 펀드가 '인디펜던스'나 '디스커버리' '3억만들기' 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시리즈 펀드였다.

대형 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그나마 평균 수준을 넘은 펀드는 1년간 -34.8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1'과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41.89%),'KTB마켓스타주식'(-44.60%)밖에 없었다.

특히 2004년 11월에 설정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은 설정 후 수익률이 84.11%에 달하고 있어 높은 수익을 내고 있었으며 3년 수익률도 13.07%를 기록,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5.25%)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형펀드일수록 운용하는 자금이 많아지기 때문에 주식 특히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아 시장 하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실제 6개월간 손실이 가장 컸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의 경우 주식 비중이 96% 이상으로 같은 유형 평균(88%)보다 월등히 높았으며,삼성전자 포스코 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등 주가 하락률이 높았던 대형주의 보유 비중이 25%를 넘는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펀드 선택의 기준은 펀드의 명성보다는 펀드 매니저의 자질이나 운용사의 운용철학을 더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