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재차 1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달 말 미국의 시장안정 대책과 EU의 경기부양책, 중국 금리인하 등 각국의 정책공조 효과로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1100선을 채 회복하지 못하고 최근 나흘 연속 하락, 1000선 초반으로 밀렸다. 4일 장중에는 1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약발을 잃어가고 있는 글로벌 정책공조와 기관의 비우호적인 매매가 다시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수1000선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5일 대신증권은 정책 딜레마와 부진한 경제지표, 내부 투신권 매도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1000선 덫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대신 곽병렬 연구원은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미국 자동차 사전조정 파산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전일 나스닥 선물을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하락했다"며 "다시 '파산'이라는 강수가 고려되는 '벼랑 끝 전술'까지 표면화될 경우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례처럼 금융시장의 혼돈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정책 딜레마 충돌은 루즈벨트 당선 전후의 양상이 재현되는 것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당시도 극심한 정치공백 상황으로 미국 증시가 지리한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도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투신권의 매도세도 1000선 탈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곽 연구원은 "전일 삼성그룹주에 대한 투신권의 매도는 하이닉스에 이어 삼성그룹주가 외국계 펀드의 대량 처분 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실제 투신권의 순매도 상위 10개 중 7개가 삼성관련주였다"고 설명했다.

특정 종목에 외국인 매도와 리포트가 매도가 몰림에 따라 공포심리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향후 장세에 대한 기관 운용자들의 비관론까지 나왔다는 측면에서 코스피 1000선 탈출이 만만치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나마 ECB와 영란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등 글로벌 통화공조가 확대되는 추세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정책 딜레마가 개선되는 다음주 초반까지는 관망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