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대부 존스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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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블랙 먼데이 예견
금융위기로 펀드 환매 중단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헤지펀드업계의 양대 거물로 꼽히는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대표(54)가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투자자들의 환매를 일시 중단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튜더인베스트먼트의 대표 펀드인 '튜더BIV펀드'의 환매가 내년 3월까지 일시 중단된다고 보도했다.
존스는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튜더BIV펀드'의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환매금액 규모는 전체 운용자금의 약 14% 수준"이라며 "펀드 내 부실자산 매각 정리를 위해 투자자들의 환매를 넉 달 동안 중단한다"고 밝혔다.
1986년 설정된 '튜더BIV펀드'는 현재 100억달러 규모로 운용되고 있으며,올 들어 지난달까지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헤지펀드들의 실적을 나타내는 HFRI종합지수가 같은 기간 1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지만 헤지펀드계의 전설로 꼽히는 존스의 명성엔 치명타가 가해졌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모건스탠리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부실자산을 떼어내기 위해 환매 중단 조치를 취한 헤지펀드의 수가 전체의 약 15~30%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스는 1987년 뉴욕증시의 폭락(블랙 먼데이)을 예견한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려 '약세장 투자의 황제'로 불린다.
버지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존스는 1976년 면화 선물거래인으로 월가에 처음 입문한 뒤 1980년 헤지펀드 회사인 튜더인베스트먼트를 차렸다. 1987년 10월 뉴욕증시 대폭락 당시 존스는 증시 상황이 1929년 대공황과 비교될 정도로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선물펀드를 운용하면서 62%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폭락장을 예견하고 주식 자산을 미리 매도하는 대신 금과 원유 등 상품 매입에 나섰던 게 비결이었다.
1988년엔 교육 및 보건 등 사회복지와 관련된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비영리 단체인 '로빈훗 재단'을 설립했다. 개인 재산 규모가 3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존스는 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00대 부호'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존스의 투자 원칙은 "잔디 깎는 기계에 저항하는 풀잎은 잘려 나가고,굽힌 풀잎은 살아남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그의 말로 집약될 수 있다. 한마디로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흐름에 맞춰 투자 시기와 규모를 방어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투자의 성공을 위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며,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위험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강조한다. 그런 존스도 금융위기의 쓰나미 앞에선 별 수 없었다.
존스는 환매 중단과 관련해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는 32년간 헤지펀드업계에 종사해 온 나로서도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하지만 튜더인베스트먼트의 펀드와 함께하는 투자자들이 존재하는 한 펀드 운용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금융위기로 펀드 환매 중단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헤지펀드업계의 양대 거물로 꼽히는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대표(54)가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투자자들의 환매를 일시 중단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튜더인베스트먼트의 대표 펀드인 '튜더BIV펀드'의 환매가 내년 3월까지 일시 중단된다고 보도했다.
존스는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튜더BIV펀드'의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환매금액 규모는 전체 운용자금의 약 14% 수준"이라며 "펀드 내 부실자산 매각 정리를 위해 투자자들의 환매를 넉 달 동안 중단한다"고 밝혔다.
1986년 설정된 '튜더BIV펀드'는 현재 100억달러 규모로 운용되고 있으며,올 들어 지난달까지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헤지펀드들의 실적을 나타내는 HFRI종합지수가 같은 기간 1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지만 헤지펀드계의 전설로 꼽히는 존스의 명성엔 치명타가 가해졌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모건스탠리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부실자산을 떼어내기 위해 환매 중단 조치를 취한 헤지펀드의 수가 전체의 약 15~30%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스는 1987년 뉴욕증시의 폭락(블랙 먼데이)을 예견한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려 '약세장 투자의 황제'로 불린다.
버지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존스는 1976년 면화 선물거래인으로 월가에 처음 입문한 뒤 1980년 헤지펀드 회사인 튜더인베스트먼트를 차렸다. 1987년 10월 뉴욕증시 대폭락 당시 존스는 증시 상황이 1929년 대공황과 비교될 정도로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선물펀드를 운용하면서 62%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폭락장을 예견하고 주식 자산을 미리 매도하는 대신 금과 원유 등 상품 매입에 나섰던 게 비결이었다.
1988년엔 교육 및 보건 등 사회복지와 관련된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비영리 단체인 '로빈훗 재단'을 설립했다. 개인 재산 규모가 3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존스는 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00대 부호'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존스의 투자 원칙은 "잔디 깎는 기계에 저항하는 풀잎은 잘려 나가고,굽힌 풀잎은 살아남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그의 말로 집약될 수 있다. 한마디로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흐름에 맞춰 투자 시기와 규모를 방어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투자의 성공을 위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며,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위험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강조한다. 그런 존스도 금융위기의 쓰나미 앞에선 별 수 없었다.
존스는 환매 중단과 관련해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는 32년간 헤지펀드업계에 종사해 온 나로서도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하지만 튜더인베스트먼트의 펀드와 함께하는 투자자들이 존재하는 한 펀드 운용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