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일 현대중공업한진중공업의 투자의견을 각각 '중립'으로 내려잡고, 목표주가도 17만2000원과 2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TX조선은 투자의견 조정 없이 목표주가만 1만4000원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강영일 연구원은 "조업업체들이 제2의 구조조정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1990년부터 2002년까지 대체수요기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제2의 호황기를 포함 약 30년간의 사이클을 마감하고 이제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는 "2003년 이후에도 선주들은 중국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믿고 기록적인 발주를 했고, 조선소들은 생산능력을 늘리는데 집중했다"면서 "그러나 경기 하강이 찾아오자 선주들은 이제 이 많은 배를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1960년대 이후 상품, 주택, 금융자산 가격이 동시에 폭락한 것은 최근이 처음"이라며 "소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소비는 줄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원자재와 완제품을 운반하던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의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특히 경기와 소득 상황을 고려하면 침체의 강도는 매우 충격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1980년대 초반에도 유가 하락과 미국경기 침체가 맞물려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든 동안 해상 물동량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신조선가는 고점 대비 40%나 떨어졌다"며 "지금의 경제와 선박 수급 상황은 1980년대 초반보다 더 악화됐기 때문에 소비 위축에 따른 해상 물량량 둔화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향후 선박인수 지연이나 발주 취소가 발생하더라도 선수금 비중이 높고 벌크선 비중이 낮은 업체는 안전할 것"으로 봤다. 또 선박발주가 급감하고 선가가 하락하더라도 현금이 많고 수주잔고고 풍부하면 유리하다고 했다.

이러한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조선업종 내 최선호주(Top Pick)로 현대미포조선을 꼽았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각각 '매수'와 16만7000원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