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서울시립대교수

금융위기 극복 해법을 찾을 때 리먼 브러더스 파국의 여파를 교훈으로 생각해야 한다. 최근 2∼3개월간 금융위기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급격히 확산된 것은 리먼 파산이 원인 중 하나다.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지배하기 시작했으며 이것 때문에 신뢰가 무너져 내렸다.

한국에서 지금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려면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정부가 심어줘야 한다. 은행은 인체에 비유했을 때 혈액을 담당하는 핵심 장기다. 콩팥 간 위 다 중요하지만 피가 돌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은행이 그간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채찍보다는 당근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경제구조에서 은행이 맡고 있는 역할 때문이기도 하고 향후 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는 은행을 구조조정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하고 이에 맞게 대우해 줄 필요가 있다.

은행 경영진이나 은행원들의 사기도 진작시켜줘야 한다. 은행을 흔들지 말라는 것이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 돈잔치를 하고 외환파생상품인 키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얄밉기도 하다. 하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 은행을 껴안아야 한다. 특히 합병이나 은행 구조조정은 언급할 단계가 아니며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