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줄기세포에 있었다
내 몸의 세포.혈액주사로 주름제거 치료 인기

"왜 그 모임 가면 나만 못 살게 구는 걸까?" "어머니가 다른 분들보다 더 어려보이니까 샘 나서 그런 거 아닐까요?" "에이,다른 친구들도 다 나처럼 주사 맞는 걸?" 최근 방영되고 있는 한 드라마에서 아들과 엄마가 나눈 대화의 일부다.

이처럼 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 만들기'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른다. 그동안 메스를 대지 않는 '쁘띠' 성형법으로 보톡스나 필러(인공보형물) 등을 주사하는 게 첫손에 꼽혀왔지만 보톡스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필러는 거부감과 부작용이 있어 최근에는 '줄기세포 지방이식술' '줄기세포 피부재생술'이나 'PRP(platelet rich plasma.혈소판 풍부 혈장) 자가혈 피부재생술' 등이 인기다.

노화 과정을 겪으면 피부가 탄력을 잃고 도톰했던 얼굴 라인이 전체적으로 꺼지게 된다. 볼살이 가라앉고 눈밑은 지방이 쌓이거나 푹 꺼지고 코 옆에는 팔자주름이 잡히며 입 옆과 턱선을 따라 피부가 처진다. 이 때 자신의 배나 허벅지 등에서 지방을 추출해 꺼진 부분에 이식하면 볼살 부분이 차오르면서 전체적인 얼굴의 인상이 훨씬 젊고 활력 있어 보인다. 이 같은 자가지방이식술은 순수 지방만을 정제한 후 원하는 부위에 이식하는데 반영구적이고 안전하지만 여러 번 시술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줄기세포 지방이식술은 기존 지방이식술의 단점을 보완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채취한 지방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K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허가를 받은 안트로젠이라는 바이오업체로 보내 줄기세포만을 정제한 다음 병원으로 가져와 이식하는 방법이다. 사람마다 반복 시술 횟수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자가지방이식보다 지방 생착률이 높아 대개 2회 정도 시술하면 원하는 볼륨감을 얻을 수 있다.

줄기세포는 신체 내의 모든 세포,조직,기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 줄기세포 지방이식에 사용되는 줄기세포는 지방에서 채취한 것으로 정확히 말하면 '지방유래 줄기세포'다. 이를 피하지방이나 그 밑에 있는 근육층에 주사하면 지방으로 변화할 뿐 신경이나 뼈 등 다른 조직으로 변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구나 이 시술은 일반적인 자가지방이식보다 단위 부피당 지방세포를 100배 이상 농축시켜 넣어주는데다 줄기세포 자체가 섬유조직의 구성 성분인 콜라겐과 같은 탄력물질을 더 많이 분비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생착률이 훨씬 높아진다. 소량의 지방만 추출하면 되므로 마른 사람도 콤플렉스 부위에 지방을 이식할 수 있다. 일본 도쿄대 성형외과에서는 얼굴뿐 아니라 가슴이나 히프 등 어느 부위든지 원하는 만큼 지방줄기세포를 주입해 자연스러운 교정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줄기세포 피부재생술은 순수 지방만을 정제한 후 줄기세포를 추출해 2∼3주 간격으로 눈꺼풀,눈밑을 포함한 얼굴 전체 피부의 진피층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줄기세포는 콜라겐 형성과 각종 세포 성장인자의 분비를 유도하므로 진피층의 섬유세포 등 주변 조직의 생장을 도와 피부탄력을 높이는 동시에 잔주름,피부 흉터나 넓은 모공을 몰라보게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박경찬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인공피부에 줄기세포를 함께 넣어주면 인공피부의 탄력도와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논문을 내기도 했다.

일명 '피주사'로 통하는 PRP자가혈 피부재생술은 자신의 혈액을 25∼50㏄가량 뽑아 원심분리를 통해 상처치유 및 피부재생 능력이 뛰어난 혈소판을 4∼7배로 농축한 다음 혈장을 분리해 피부에 다시 주입하는 방법이다. 원래 혈소판은 다양한 세포성장인자들을 함유하고 있어 상처 치유와 피부 재생을 돕는다. 세포성장인자들은 줄기세포를 끌어들여 피부탄력과 피부색조를 눈에 띄게 개선하므로 다크서클,여드름 흉터,피부주름 등에 효과적이다. 탈모증 환자에 주입하면 머리카락이 나는 효과도 있다. 피부조직이 재생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4주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3주 간격으로 3회 시술하면 6∼12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시술 시간은 40∼60분으로 짧고 하루 정도는 얼굴이 부을 수 있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