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현재 남북 관계는 10년 전으로 후퇴한 수준"이라며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유엔특사 자격으로 방북토록 해야 한다"고 27일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정 대표는 이날 낮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일본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현재 남북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북한이 신뢰하면서도 국제적으로 신망을 받는 인물은 김 전 대통령밖에 없다"며 "남북관계 경색을 풀기 위해선 김 전 대통령이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특사를 수용토록 하려면 자격이 유엔특사가 좋을 것 같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직접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북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방안에 대해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부 특사 자격이라면 북한이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런 제안을 김 전 대통령 측과 사전에 조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일 경제관계와 관련,"일본에 올 때마다 한국 대기업들이 일본시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대일무역 적자의 큰 원인 중 하나도 우리 기업들이 일본 시장을 제대로 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