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 자금줄·수주 끊겼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입주사 간담회…"다 망한 뒤에야 대책 내놓을텐가" 정부 성토 빗발쳐
"회의에 참석 직전,원청업체로부터 내년도 봄 옷 수주계약 물량 전체를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늘 무산된 수주물량은 한 해 매출의 30%에 달합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합니까. "(개성공단 의류업체 A사 대표)
"지난 6월 개성공장이 완공돼 입주한 이후 금융권에 운영자금 3억7000만원을 요청했으나 북에서 이달 12일 군사분계선 육로 통행제한 등을 발표하자 대출심사가 보류됐습니다. 기업들은 남북경색 국면에 따라 자금줄마저 차단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섬유업체 B사 대표)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개성공단기업협의회(회장 문창섭)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가진 개성공단 입주기업 애로 간담회에서는 25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참석,최근 남북경색에 따른 위기감을 호소했다. 기업들은 특히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수주량 감소,자금차입 중단 등 구체적인 피해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창섭 협의회 회장(삼덕통상 대표)은 "정치·이념적인 문제와 별개로 발전시키기로 합의됐던 개성공단이 남북 간 정치적인 분쟁에 휘말려 좌초 위기에 몰려 있다"며 "기숙사의 조속한 착공,2단계 확대 개발 등 이미 남북 간에 합의된 사항들의 이행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성에 들어간 업체는 88개뿐이지만 해외법인과 달리 자재 등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어 수천개 업체가 연계돼 있다"며 "개성공단이 잘못되면 국내 산업에 미치는 파장도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한 대응방안에 대한 성토도 빗발쳤다. C의류업체 대표는 "기숙사 설치 문제는 공단개발 초기부터 예정된 것인데 이제 와서 핵 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면 기업인이 정부한테 속은 것 아니냐"며 격분했다. D섬유회사 대표도 "기숙사 건립이 지연돼 외부인력 수급이 어려워 근로자 절반 정도를 40세 이상의 고령자들로 채웠다"며 "생산성이 떨어져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힘겨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전자부품회사 대표는 "정부가 계속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북한은 개성공단마저 폐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연한 대처'만을 강조하는 정부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같아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기업인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 방문을 요청해 달라는 입주기업인들의 건의와 관련, 김기문 회장은 "그동안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면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 지금까지 안 한 것은 좀 그렇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협의회는 이날 중앙회 측에 삐라살포 단체에 대한 대책마련과 경제4단체 공동대응 주도 등을 건의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회의에 참석 직전,원청업체로부터 내년도 봄 옷 수주계약 물량 전체를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늘 무산된 수주물량은 한 해 매출의 30%에 달합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합니까. "(개성공단 의류업체 A사 대표)
"지난 6월 개성공장이 완공돼 입주한 이후 금융권에 운영자금 3억7000만원을 요청했으나 북에서 이달 12일 군사분계선 육로 통행제한 등을 발표하자 대출심사가 보류됐습니다. 기업들은 남북경색 국면에 따라 자금줄마저 차단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섬유업체 B사 대표)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개성공단기업협의회(회장 문창섭)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가진 개성공단 입주기업 애로 간담회에서는 25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참석,최근 남북경색에 따른 위기감을 호소했다. 기업들은 특히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수주량 감소,자금차입 중단 등 구체적인 피해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창섭 협의회 회장(삼덕통상 대표)은 "정치·이념적인 문제와 별개로 발전시키기로 합의됐던 개성공단이 남북 간 정치적인 분쟁에 휘말려 좌초 위기에 몰려 있다"며 "기숙사의 조속한 착공,2단계 확대 개발 등 이미 남북 간에 합의된 사항들의 이행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성에 들어간 업체는 88개뿐이지만 해외법인과 달리 자재 등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어 수천개 업체가 연계돼 있다"며 "개성공단이 잘못되면 국내 산업에 미치는 파장도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한 대응방안에 대한 성토도 빗발쳤다. C의류업체 대표는 "기숙사 설치 문제는 공단개발 초기부터 예정된 것인데 이제 와서 핵 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면 기업인이 정부한테 속은 것 아니냐"며 격분했다. D섬유회사 대표도 "기숙사 건립이 지연돼 외부인력 수급이 어려워 근로자 절반 정도를 40세 이상의 고령자들로 채웠다"며 "생산성이 떨어져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힘겨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전자부품회사 대표는 "정부가 계속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북한은 개성공단마저 폐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연한 대처'만을 강조하는 정부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같아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기업인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 방문을 요청해 달라는 입주기업인들의 건의와 관련, 김기문 회장은 "그동안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면 개성공단을 방문했는데 지금까지 안 한 것은 좀 그렇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협의회는 이날 중앙회 측에 삐라살포 단체에 대한 대책마련과 경제4단체 공동대응 주도 등을 건의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