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ABC방송 인터뷰…"美 고난의 맥박 위에 손 얹겠다"

"가장 큰 두려움이 무엇인가?"(바버라 월터스) "경제위기 등 여러 가지 일로 밤늦게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버락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고뇌와 번민을 국민들 앞에 털어놨다. 그는 26일 오후 미 ABC방송의 앵커우먼 바버라 월터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당선인은 "내가 갖고 있는 걱정거리 중 하나는 경제가 너무 취약해져 있다는 사실"이라며 "현직 대통령은 일종의 레임덕(권력누수) 상태고,의회는 닫혀 있으며,나는 권력을 쥐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취임 때까지 60일은 힘들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는 벌써부터 대통령의 고립도 우려했다. "내가 꼭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는 고립 상태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10∼12명의 참모들 외에 바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안에 관해 비밀경호국,변호사,백악관 참모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당선인은 "대통령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사람들이 매일매일 겪는 일에서 격리되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매일 겪고 있는 고난의 맥박 위에 내 손을 계속 얹어놓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가 대선 기간 소통장치로 애용했던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정상 미 대통령은 해킹 등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개인 휴대폰을 이용해 통신을 하지 못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경제 문제와 관련,"취임식 당일부터 당장 일할 수 있는 경제팀을 꾸리고 있다"면서 "자신과 경제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금융권 구제자금을 월가 은행들에 어떻게 배분했는지 면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빅3'의 경영진에는 "그들은 미국민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에 대해 귀를 막고 있다"고 혹평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이날 247.14포인트 오른 것을 비롯,나흘째 상승했다. 이 기간 S&P500지수는 1933년 이후 최대 상승폭인 18%나 뛰어올랐다. 경제 통계는 최악이었지만 오바마 당선인의 경제 회생 의지에 대한 기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일종의 '오바마 주가'였다는 평가다.

뉴욕=이익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