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발행 통해 후순위채 매입 등 검토

정부가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차단하고 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올해 말까지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적자금 재원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한국은행이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조달한 뒤 시중은행 자본금으로 투입하거나 후순위채를 매입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실물경제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자신들의 생사조차 불투명해진 시중은행들이 자기자본 확충에 매달려 기업 대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본금을 좀 올려주면 대출 한도가 생기고 은행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대출을 하지 않겠느냐"며 "올해 말까지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의 고민을 해결할 몇 가지 조치를 취할 방안"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은행들이 BIS 자기자본비율 유지에 매달려 기업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중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이란 은행이 대출 등 위험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로 최소한 8% 이상 유지해야 한다.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은행들은 일부 기업들에 대해 기존 대출금마저 회수하고 있다. 은행 자기자본 확충 방안으로 국채를 발행할 경우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한국은행에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만 한국은행도 외국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하는 조치를 보면 통상적으로 해 오던 것으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시중 은행에 대한 중앙은행의 자본 투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의 자본 투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김인식/주용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