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징역에서 샤오강과 친구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걷고 있다. 짧은 도시 여행을 접고 고향으로 향한다.

지난 여름 다섯 친구들은 고향에서 '도원결의(桃園結義)'한다.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만 이 촌에서 머물 수는 없다. 있는 돈과 옷가지를 챙긴 이들은 상하이로 간다. 은하수를 내려 놓은 듯한 도시의 불빛에 들뜬 젊은이들은 멋지게 펼쳐질 미래를 꿈꾸며 노숙의 고단함도 잊는다.

세상은 우주처럼 넓었다. 가까이 있는 듯 보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별처럼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기만 한다. 어느새 여름은 가고 금융위기의 찬바람이 시골 총각들의 마음을 식힌다.

기차를 향해 가면서도 샤오강은 뒤에서 반짝이는 별빛을 느낀다. 자꾸 뒤를 돌아보지만 텅빈 광장만 눈에 들어온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