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연일 급락하면서 현대오토넷과의 합병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모비스는 25일 전날대비 9700원(14.92%) 떨어진 5만53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52주 신저가도 경신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31일 현대오토넷을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한 후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외국인 및 외국계의 매도공세에 주가는 약세를 보여왔다.

합병 발표전날인 10월 30일 종가가 8만원이었던 현대모비스는 이날까지 30.9%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주가급락으로 현대모비스는 주식매수청구가격인 8만3019원과의 괴리율이 커졌고, 합병 무산이 가능한 매수청구권의 지분이 4.1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병취소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성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는 최근 주가급락으로 주식매수청구가격(8만3019원)이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현대오토넷과의 합병은 양사 합한 매수청구금액이 3000억이 초과할 경우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떨어진 주가에서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할 경우, 단기적으로 과다한 합병비용이 발생해 합병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7만원~8만원대라면 주식매수청구가격과의 괴리율이 작아서 문제가 없겠지만, 최근과 같은 주가는 '현대차 계열사 중 하나인데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합병을 하려고 하는가' 등의 반발을 살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는 입장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판매부진에 따라 현대모비스 주가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신차 판매 하락과 현대모비스 이익 감소는 상관관계가 약하다"고 판단했다.

현대모비스는 A/S부품 매출비중은 34.7%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기여도는 67%에 달하고 2009년 최악을 가정해도 A/S부품 영업이익만으로도 연간 8000억원이 가능해 최근의 주가하락은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도 "합병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현대모비스의 펀더멘탈은 튼실하다"면서 "하지만 원화 약세기에 완성차 대비 수혜폭이 작을 수 있어 현대오토넷 합병이 결정된 후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고 전했다.

한양증권 김연우 애널리스트 역시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정책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 마저 희석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수급 여건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 기술적 반등의 강도는 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