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와 똑같이 이연희씨와 띠동갑 연인으로 등장하는데 호칭이 '아저씨'로 불린다. 그렇지만 여자들의 정신 연령이 남자보다 일곱 살 정도 높다고 들어서인지 촬영할 때 특별히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았다. "(유지태)

"나이가 많은 사람은 나랑 별로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영화를 찍고 많이 달라졌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유지태씨와 연기할 때도 상대하기 어렵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많은 경험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이연희)

"극중에서 일곱 살 연하인 강인씨와 연애하는데,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남자다운 남자면 상관 없을 것 같다. 특히 영화 속 강숙(강인) 같은 근사한 연하남이 대시해 온다면 OK다. "(채정안)

"정안 누나의 말을 듣고 '해가 저물었으니 데이트 하자'고 문자를 보냈더니 '잠이나 자라'는 답문이 왔어요. 절 애로 보는 거죠.하하.그렇지만 사랑은 감정의 문제이지 나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강인)

클릭수 6000만건에 달한 강풀의 인터넷 만화를 영화화한 '순정만화'(감독 류장하) 주인공들의 소감이다. 인터넷 만화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은 이 작품은 사랑 앞에 전략과 대책이 없는 연상녀와 연하남,나이차가 큰 남녀 등을 내세워 서툴지만 특별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원작 만화와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주인공의 직업이 일부 바뀌었고 영화 속에 없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수줍은 30대 남성 연우(유지태)와 18세 여고생 수영(이연희),상처받은 20대 후반 하경(채정안)과 명랑쾌활한 연하남 강숙(강인) 등 캐릭터들과 그들 간 갈등의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

만화 속 연우는 영화에서 한층 생각이 깊은 캐릭터로 발전했고,수영의 까칠한 성격도 부드러워졌다. 원작에서 고등학생이던 강숙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바뀌어 하경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설정됐다. 무엇보다 네 주인공은 저마다 매력을 발산하고 그들 간의 화학작용이 매끄럽게 포착됐다.

스크린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랑의 순간들로 가득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섬세한 감정에 관심 어린 강풀 만화 특유의 정서를 잘 살려냈다. '꽃피는 봄이 오면'(2004년) 이래 두 번째 작품을 마무리한 류장하 감독의 연출 솜씨는 수준급이다.

유지태는 "실제 나이차가 큰 연하 애인 김효진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채정안은 '커피 프린스 1호점'에 이어 '멜로의 여왕'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갔고,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인 강인도 스크린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원작자 강풀은 25일 인터넷에 올린 감상평에서 "내 만화와 영화의 정서가 신기하게도 같다"며 "만화의 주인공들이 다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27일 개봉.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