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비리 수사 '親盧게이트'로 확산] 檢 "노건평씨도 수사선상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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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개입해 비리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노 전 대통령 측근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공식 확인해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근이 불법으로 조성한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고려해 자금의 용처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24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정 전 회장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뇌물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정 전 회장은 2005년 12월과 2006년 2월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구속)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데 도와줘서 고맙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사장이 ㈜농협사료 전 대표 남모씨가 운영하는 I사에 자문수수료 명목으로 50억원을 보내 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은 인수 과정에서 최종 의사판단자였기 때문에 여러 차례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돈의 용처를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회장도 세종증권 주식 거래를 통해 1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 중수부는 국세청으로부터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최근 넘겨받았으며,박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을 차명으로 사고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고 비자금 조성 등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수사 진행 속도로 볼 때 금주 내 소환은 어렵겠지만 금명간 검찰에 부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울러 정화삼 전 제피로스 대표 형제가 노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에게 로비를 하려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노씨는 "당시 정화삼씨의 동생으로부터 정 전 회장을 연결해 달라는 연락이 왔지만 묵살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노건평씨가 검찰의 수사 대상인 것은 맞으나 아직 혐의가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 대검 중수부는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사업가 조모씨를 소환 조사해 "이 전 특보에게 2004년 총선과 2005년 보궐선거 출마시 선거자금으로 2억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