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화되는 가운데 가족의 애틋한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26일부터 12월9일까지 펼쳐지는 중년 부부 조각가 권치규(43)ㆍ김경민씨(38)의 작품전 '내가 꿈꾸는 가족 이야기전'.이들 부부가 결혼 10년을 맞아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집'에 주목하는 권씨의 작품 20점과 가족의 일상을 그린 김씨의 작품 20점이 각각 출품된다.

이들은 조각가라는 공통분모 외에도 '행복한 가족'에 작업의 초점을 맞췄다. 남편 권씨의 작품은 가족의 보금자리인 '집'에 현대인의 자화상을 투영했다.

그의 '자연-인간-문명-문화'는 특유의 원근법으로 겹겹의 주름살을 만들어내며 아름다운 가족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아내 김씨도 세 아이의 엄마로서 평범한 가족의 일상과 상상 속의 얘기를 코믹하게 묘사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연출,드라마틱한 인물,강렬한 색감을 바탕으로 생활 속의 평범한 소재들을 쉽고 재미있게 담아냈다.

경기도 일산에서 같은 작업실을 쓰고 있는 이들은 온종일 함께 생활하며 서로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작업 세계만큼은 서로 동화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내 김씨는 "지금처럼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가족 사랑에 대한 갈망도 크게 마련"이라며 "나이를 더 먹은 뒤에나 함께 전시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결혼 10주년을 맞아 서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까 해서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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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