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선배들은 첫 산행을 나서는 후배들에게 "초보자를 위한 산은 없다"고 강조한다. 초보자에게든 베테랑에게든 산은 그냥 산일 뿐이며,산의 기후 변화나 험준한 지형지물 등은 사람의 의지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대개 직장이 자신의 편의를 봐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은 자신이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배들이 자신의 실수를 봐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면 업무 완성도가 높아질 것도 마음가짐이 이렇다 보면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된다.

여성들이 저지르는 실수도 비슷하다. 가사나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은 남성들과 똑같이 일하기가 쉽지 않다. 동료 남성들과 같은 수준의 성과를 내려면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이나 관심도가 같아야 한다. 그러나 가사나 육아에 신경쓰다 보면 비슷한 투입량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출근시간이 늦어지고 퇴근이 빨라지며 업무시간에 집안 일을 챙기는 일이 잦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성과가 조직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적지 않은 여성 직장인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동료들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집안 일 때문에 출근이 늦고 조퇴를 하고 업무시간에 외출을 하는 것을 동료나 상사가 봐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개의 동료나 상사는 이런 여성 직장인들의 상황을 이해할지는 몰라도 그의 처신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가사 때문에 생긴 업무 공백은 고스란히 다른 동료의 부담이 되고 조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직장은 신입사원에게든 여성에게든 직장일 뿐이다. 신입사원이나 여성을 위한 직장은 없다.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간혹 자신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몸이 아파 계속 병원에 다니고 있다"거나 "까다로운 시어머니를 모시느라 힘들어 죽겠다"는 등의 자기 신상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쉬지 않고 피력한다. 의도는 분명하다. 그런저런 상황 때문에 출근이 늦고 회식 참석을 못하고 업무시간에 외출을 해야 하고 보고서를 제때 못 내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뜻이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지만 직장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직장이다. 직장은 결코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조직의 목표와 정책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빨리 물러날 일이다.

< 커리어케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