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높아져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추가로 금리 인하 공조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대부분 경기 위축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기 하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 같은 FOMC 위원들의 경기 인식에 비춰볼 때 FRB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 14일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JP모건은 "FRB가 오는 12월16일과 1월28일 각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미 기준금리는 현행 연 1.0%에서 0%로 낮아진다.

영국중앙은행(BOE)도 연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BOE는 6일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3.0%로 무려 1.5%포인트나 낮췄다. 당시 통화정책회의에선 기준금리를 1.5%포인트가 아니라 2.5%포인트까지 내려야 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 때문에 BOE가 다음 달 이사회에서 금리를 또다시 1%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빈 킹 BOE 총재도 12일 "필요할 경우 금리 인하에 나설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이달 초 연 3.25%로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췄다.

지난달 정책금리를 0.3%로 0.2%포인트 내린 일본은행은 이미 금리가 제로 금리에 근접한 가닭에 2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선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도상국들의 금리 인하도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은 20일 기준금리를 연 12%에서 11%로 1%포인트 내렸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더 나쁜 상황에 대비해 실탄을 저장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스테판 게를라흐 독일 괴테대 교수는 "통화정책의 효과는 물가가 뛸 때보다 내릴 때 훨씬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