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타들 자체 기획사 설립 '붐'
톱스타 장동건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일반 주택을 리모델링한 사무실을 열었다. 지난달 웰메이드스타엠과 전속 계약이 끝난 뒤 자체 연예기획사를 만들기로 한 것.장동건 측은 조만간 회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짓고 독자 활동을 선언할 계획이다.

윤은혜도 자체 기획사 '컴퍼니오브더하우스'를 설립했고 H.O.T 출신 가수 이재원은 중국에서 음반 제작 등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열었다. 이에 앞서 원빈,이영애,류시원,박용하,박신양도 독자적인 기획사를 세웠다. 지난해 11월 제이튠을 설립한 비는 최근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톱스타들의 자체 기획사 설립이 늘면서 매니지먼트 업계의 판도도 대형 기획사에서 실속형 기획사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병헌은 지난해 자체 기획사 B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자신만의 매니지먼트를 위해 경리와 홍보마케팅,국내외 에이전트,현장 매니저 등 직원 5명을 고용하고 연간 4억∼5억원의 경상비를 투입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일 경우 연간 25억원의 수입 중 20%인 5억원을 어차피 회사 측에 줘야 하기 때문에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이었다.

이병헌은 자체 기획사에서 중장기 매니지먼트 계획을 마련한 덕분에 일본에서 싱글 앨범을 냈고,할리우드 영화 'G.I.조'에도 출연해 내년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BH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다른 매니지먼트를 합병해 약 10명의 연예인을 거느리게 됐다.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자체 기획사를 만든 연예인들은 BOF의 배용준을 교범으로 삼고 있다"며 "배용준은 처음에는 '나홀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소지섭과 이나영 등 유명 배우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레스토랑과 김치 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연간 수입이 최소 25억원은 돼야 수지가 맞는다. 사업 다각화와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한 수익 모델을 찾는 것도 과제다. 또 자체 기획사를 영속성 있는 회사로 키우려면 스타가 가져가는 금액 비중을 낮춰야 한다.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연예인 오너가 수입의 80% 이상을 가져간다면 그 회사의 성장가능성은 낮다"며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오너 몫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그것도 회사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