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3분기 순이익이 외환손실 등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630개사 중 비교 가능한 570개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매출액은 649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3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7% 급감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부분에서는 철강금속과 화학 업종 등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감소했고 금융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영업이익은 45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49% 증가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74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셈으로, 전년 동기 73원에 비해 개선됐다.

하지만 순이익은 2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6%가 줄었다. 외환관련 손실과 지분법손실 등 영업외비용 증가가 순이익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의 장단기 차입금과 자기주식 취득 증가분에 대한 자본조정 반영으로 3분기말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80.94%에서 98.99%로 18.04%포인트 상승했다.

◇ 철강금속, 화학업종 선방 = 철강금속과 화학 업종은 3분기 영업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철강금속은 철강제품가격 인상과 생산량증가가 호재로 작용했고, 화학업종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철강금속과 화학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48%, 93.00% 증가했다. 아울러 전기전자와 운수장비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심화로 전기가스와 통신은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전기가스 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자전환됐고, 통신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통신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 금융업, 증시 침체 직격탄 = 금융업종의 3분기 실적은 급락했다. 은행권 대출자산 증가로 금융업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81%나 증가했지만 주식시장 침체와 채권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49%나 줄었다.

또한 부실여신 증가로 인한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09%나 감소했다. 은행과 증권, 카드 등 자회사 실적부진 여파로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 흑자기업 줄고, 적자기업 증가 = 이에 따라 대상기업 570개사 중 흑자기업 비율은 전년 동기 82.87%에서 73.86%로 감소한 반면 적자기업 비율은 17.13%에서 26.14%로 늘었다.

삼성SDI와 인디에프, 유니온스틸, 기아차, 동부제철, 동아제약, 카프로, 한국전기초자, 동부건설, 신한, 삼영전자공업, 이수페타시스, 성문전자 등 32개사의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와 대한항공, 한국전력, 한진해운, 성진지오텍, 쌍용양회공업, 현대상선, 쌍용차, 씨앤우방, 현대엘리베이터, 한진, 아시아나항공 등 85개사는 적자전환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