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SK텔 등 대형주 · 방어주 매입

코스피지수가 1100선에서 1000선으로 하락하는 동안 연기금이 주식을 연일 사들이며 증시를 받치고 있다. 뚜렷한 투자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증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1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이달 4일부터 10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만도 4198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1조56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의 매물을 상당부분 연기금이 받아낸 것이다.

연기금은 열흘간 한국전력을 46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SK텔레콤(440억원) KT(326억원) KT&G(186억원) 등 경기 방어주를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또 코스피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와 KB금융도 각각 376억원,157억원 순매수하는 등 지수 방어에도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지수 영향력이 큰 일부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기금의 열흘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3031억원으로 이 기간 연기금 순매수 금액의 72%를 차지했고,상위 20개 종목의 순매수 규모는 4340억원으로 전체 순매수 규모를 넘어섰다.

증권업계에선 대표적인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을 8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올해 운용 방침상 국내 주식시장 편입 규모는 42조원 정도며,현재까지 34조원가량을 편입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나머지 8조원을 모두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말까지 하루 평균 순매수 규모는 2500억원 선이다.

주가가 더 떨어지면 연기금 매수 여력은 이보다 더 높아진다. 연기금 매매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은 금액 기준이어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