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경고보다 예측 1주일 빨라, 전세계로 서비스 확대 예정

구글 검색창에 '콧물''기침''열'과 같은 감기 증세 관련 검색어를 치는 것만으로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바로 구글의 새 검색서비스인 '구글 감기 동향(Google Flu Trends)'을 통해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구글이 미국 전역의 감기 동향을 파악해 감기 바이러스 확산을 경고하는 서비스인 '구글 감기동향(http://google.org/flutrends)'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지역별로 입력되는 감기 증상 관련 검색어들을 모아 그 빈도를 파악하고,지역 및 시간대별로 데이터를 정리해 감기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감기예방 주의보를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정 지역에서 감기 관련 검색어 수가 눈에 띄게 는다면 그것은 곧 그 지역에서 감기가 유행하고 있다는 뜻이란 점에 착안한 것이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감기동향'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감기 경고보다 약 1주일에서 열흘 앞당겨 감기 유행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CDC는 미국의 대서양 연안 중부지역 주들에서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구글 감기동향은 그 보고가 나오기 2주 전에 이미 해당 지역의 감기 관련 검색어 빈도 파악을 통해 감기환자 증가를 예측했다는 것이다. 이런 속도 차이는 CDC보고서가 병원 및 건강보험사,실험실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감기 주의보를 내리는 데 반해,'구글 감기동향'은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 전 증상을 알아보기 위해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는 단어들을 곧바로 데이터화하기 때문이라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구글 감기동향' 서비스의 진행 방식은 과학전문 주간지 네이처에도 실릴 예정이다.

CDC에 근무하는 린 피넬리 박사는 "감기 경고가 빠르면 빠를수록 조기 예방과 통제 조치가 실효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며 '구글 감기동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매년 전 국민의 5~20%가 감기에 걸리며 평균 3만6000명이 감기 바이러스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글 감기동향' 서비스는 현재 미국 지역만을 커버하고 있지만 조만간 세계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또 감기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들도 유사한 예보 서비스를 실시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하지만 일부 보건전문가들은 감기 증세 검색어만으로 감기 바이러스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구글이 사기업인 만큼 감기동향 서비스를 통해 얻게 될 각종 의료정보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서비스 이용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시 보건국의 파자드 모스타샤리 박사는 "구글 검색자료가 병원 응급실 자료를 통해 얻는 데이터보다 더 정확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