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버핏·시겔' 잣대로 본 '위기에 빛날 명품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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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8년 만에 새 대통령이 당선됐다.
어느 국가든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치열한 논공행상 속에 진짜 '성골'은 누구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가 선진화된 미국도 오바마 당선 이후 주요 요직을 놓고 지금까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정치·경제를 포함한 모든 주요 변수를 가장 먼저 반영한다는 증시에서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될 정책과 관련한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이른바 '성골 장세'(Golden-boy Market)가 나타나고 있다. 성골 주식은 특히 우리처럼 정부의 주도력이 높은 국가일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현 정부 출범 전후로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관련 기업들의 주식이 일제히 급등한 점이 대표적인 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성골주식의 수익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골드만삭스 등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집권 기간 성골주식의 수익률은 세계 각국의 대표지수 상승률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개인들에게는 정권교체에 따른 성골 주식보다 '명품 주식'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에서 명품주식을 고르는 데는 제라미 시겔과 워런 버핏의 투자이론을 많이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주식투자 바이블''투자의 미래' 등의 저자로 잘 알려진 시겔은 권력과 인기에 영합하는 종목보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정권교체와 증시 움직임에 따라 성골주식과 인기주에 영합하다 보면 수익률이 낮아지는 '성장의 함정'(growth trap)에 빠질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애만 썼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겔의 이런 이론을 투자에 잘 적용한 사람이 버핏이다. 그는 철저하게 잘 아는 기업의 저평가된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을 중시한다. 또 같은 조건이라면 독과점 지위에 있는 기업의 주식을 더 선호한다. 가격을 결정할 때 우월한 지위에 있다면 각종 비용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겔과 버핏의 이론을 적용,우리 증시에서 10년 묻어두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으로는 신세계 롯데삼강 한미약품 포스코 SK텔레콤 LS 에쓰오일 신한지주 등이 꼽혔다. 이처럼 음료 제약 등과 같은 내수업종이 많이 추천된 것은 인구구성 때문이다. 수출주 추천은 독점적 지위와 함께 산업전망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20년 후 노후 대비가 될 수 있는 종목으로는 배당실적이 좋았던 에쓰오일 한전 한국가스공사 KT&G 등과 법정준비금을 많이 적립해 놓았던 SK텔레콤 신세계 삼성화재 등이 많이 추천됐다. 한마디로 노후 대비는 배당 성향이 높은 '코스피의 개'(The dogs of KOSPI)가 될 수 있는 종목이 대부분이다.
또 30년 후 자녀들에게 상속이 가능한 종목으로는 신세계 신한지주 포스코 삼성전자 KT&G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이 꼽혔다. 이들 종목을 자녀상속에 적합하다고 본 이유는 확실한 브랜드와 시장지배력,독과점적 지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갖고 있어 한번 사면 죽을 때까지 팔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원 디시전(one-decision) 종목'이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의 3대 목표인 10년 후 재산증식,20년 후 노후 대비,그리고 30년 후 자녀상속이 동시에 가능한 명품주식으로는 신세계 포스코 삼성전자 KT&G 한전 SK텔레콤 한국가스공사 에쓰오일 신한지주 LS 등으로 압축된다.
굳이 버핏과 시겔의 잣대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투자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종목들이다. 하지만 성골 주식처럼 특별한 재료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게 사람마음이다 보니 실제로 투자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모든 투자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후 금융위기와 같은 이후에 발생하는 사건에 흔들리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투자자에게 효자가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교훈을 재삼 확인해 준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어느 국가든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치열한 논공행상 속에 진짜 '성골'은 누구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가 선진화된 미국도 오바마 당선 이후 주요 요직을 놓고 지금까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정치·경제를 포함한 모든 주요 변수를 가장 먼저 반영한다는 증시에서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될 정책과 관련한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이른바 '성골 장세'(Golden-boy Market)가 나타나고 있다. 성골 주식은 특히 우리처럼 정부의 주도력이 높은 국가일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현 정부 출범 전후로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관련 기업들의 주식이 일제히 급등한 점이 대표적인 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성골주식의 수익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골드만삭스 등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집권 기간 성골주식의 수익률은 세계 각국의 대표지수 상승률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개인들에게는 정권교체에 따른 성골 주식보다 '명품 주식'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에서 명품주식을 고르는 데는 제라미 시겔과 워런 버핏의 투자이론을 많이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주식투자 바이블''투자의 미래' 등의 저자로 잘 알려진 시겔은 권력과 인기에 영합하는 종목보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종목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정권교체와 증시 움직임에 따라 성골주식과 인기주에 영합하다 보면 수익률이 낮아지는 '성장의 함정'(growth trap)에 빠질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애만 썼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겔의 이런 이론을 투자에 잘 적용한 사람이 버핏이다. 그는 철저하게 잘 아는 기업의 저평가된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을 중시한다. 또 같은 조건이라면 독과점 지위에 있는 기업의 주식을 더 선호한다. 가격을 결정할 때 우월한 지위에 있다면 각종 비용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겔과 버핏의 이론을 적용,우리 증시에서 10년 묻어두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으로는 신세계 롯데삼강 한미약품 포스코 SK텔레콤 LS 에쓰오일 신한지주 등이 꼽혔다. 이처럼 음료 제약 등과 같은 내수업종이 많이 추천된 것은 인구구성 때문이다. 수출주 추천은 독점적 지위와 함께 산업전망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20년 후 노후 대비가 될 수 있는 종목으로는 배당실적이 좋았던 에쓰오일 한전 한국가스공사 KT&G 등과 법정준비금을 많이 적립해 놓았던 SK텔레콤 신세계 삼성화재 등이 많이 추천됐다. 한마디로 노후 대비는 배당 성향이 높은 '코스피의 개'(The dogs of KOSPI)가 될 수 있는 종목이 대부분이다.
또 30년 후 자녀들에게 상속이 가능한 종목으로는 신세계 신한지주 포스코 삼성전자 KT&G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이 꼽혔다. 이들 종목을 자녀상속에 적합하다고 본 이유는 확실한 브랜드와 시장지배력,독과점적 지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갖고 있어 한번 사면 죽을 때까지 팔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원 디시전(one-decision) 종목'이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의 3대 목표인 10년 후 재산증식,20년 후 노후 대비,그리고 30년 후 자녀상속이 동시에 가능한 명품주식으로는 신세계 포스코 삼성전자 KT&G 한전 SK텔레콤 한국가스공사 에쓰오일 신한지주 LS 등으로 압축된다.
굳이 버핏과 시겔의 잣대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투자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종목들이다. 하지만 성골 주식처럼 특별한 재료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게 사람마음이다 보니 실제로 투자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모든 투자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후 금융위기와 같은 이후에 발생하는 사건에 흔들리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투자자에게 효자가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교훈을 재삼 확인해 준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