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경제가 각각 30년 만에 최악의 침체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이 경제 전문가 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 경제는 최악의 개인소비 위축으로 지난 30년 새 가장 깊은 침체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률은 4분기에 3%(연율 환산)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내년 1분기에도 1.5%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974∼1975년 이후 최악의 경기 위축이다. 리처드 버너 모건스탠리 경제분석팀장은 "10월부터 경기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며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됐고,이로 인해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잇따라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인텔은 4분기 매출 전망을 90억달러로 당초보다 10% 이상 낮췄다. 미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2009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매출이 5~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스트바이는 2009회계연도 순익 전망치를 주당 3.25∼3.40달러에서 주당 2.30∼2.90달러로 낮췄다. 미국 2위 백화점인 메이시는 3분기 4400만달러(주당 10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경기가 최악의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이날 영국 경제가 3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실업자는 7∼9월 3개월 동안 14만명이나 늘어 182만명을 기록했다. 11년 만의 최고치다. 내년 초에는 실업자 수가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내년 성장률이 ―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1980년 이후 최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BOE가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파운드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뉴욕=이익원 특파원/박성완 기자 iklee@hankyung.com